나/의 이곳저곳

2022.10.02 ~ 03 - 속삭이는자작나무숲

leejacks 2022. 10. 3. 22:30

아침 6시 알람 소리에 깨어 한동안 비몽사몽 앉아 있다가 정신차리고 짐을 챙겨 차로 옮겨 놓고 집앞

김밥집에서 아침 먹을 김밥을 사오는 와이프를 픽업해서 바로 출발했다.

밥을 안먹고 출발해서 그런가 막내가 배고파해서 본격적으로 고속도로 타기 전이지만 김밥을 먹게

했다. 고속도로 타기 전에는 가다서다를 반복하는 경우가 많아 멀미할까봐 먹지 말라고 하는데

이번에는 속이 너무 비어 배아파(?)해서 먹게 했다. 잘 먹고 있었는데 어느순간 보니 김밥 3~4개 남겨

놓고 자고 있었다.

 

춘천 고속도로 타기 전 좀 막히고 그 이후로는 주유할때 빼놓고 한번에 갔다. 주유를 자작나무숲 거의

도착전에 했느데 그때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기 시작했다. 비가 많이 오면 등산하기가 어려워 어떻게

할까 이런저런 생각을 했다.

플랜 B는 없었는데...... 아예 동해 바닷가로 가서 전망좋은 커피숖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물회나

회를 먹고 다시 숙소로 이동하려고 마음먹었다.

 

자작나무숲 주차장에 도착할때까지도 비가 계속 내렸지만 오락가락 하는 비였고 많이 내리지는 않아

우산 가지고 올라가기로 했다.

 

올라가는 초입에 버섯을 맛보라는 아저씨가 계셨다. 옛날 큰 애만 데리고 겨울에 자작나무숲에 처음 갔었

을때 그 아저씨인 것 같아 왠지 무척 반가웠다. 멘트도 똑같았다. "버섯인데 고기 맛이 난다는 버섯"....ㅎㅎ

 

자작나무숲 가는 길이 두 갈래가 있었는데 예전에는 그걸 몰라 오른쪽길로 갔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여름

폭우로 오른쪽길은 정비가 필요해 못 간다고 해서 왼쪽길로 가야 했다. 블로그 검색했었는데 왼쪽길이

올라가기는 싶다고 많이 써 있긴 했었다.

 

길 정비가 잘 되어 있어 올라가기 쉬웠는데 목적지 다다르기 30분 전부터였나 길이 계속 올라가는 길이고

좁고 울퉁불퉁해서 아이들과 어르신들이 올라가기 힘들어 보였다.

나도 막내가 계속 미끄러지길래 계속 손목을 잡고 붙잡으며 올라갔다.

험한길 중간에 매점이 하나 있어서 아침 일찍 출발하느라 마시지 못한 커피를 사 마시고 조금 숨 돌린다음

다시 올라갔다.

목적지에 다다르니 자작나무가  빼곡히 솟아있는 풍경에 많은 사람들의 감탄하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렸다.

겨울하고는 또다른 느낌다. 겨울 풍경은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이었다면 가을은 조용하면서도 생동감이

느껴졌다. 가을인데 생동감이라는 표현이 약간 안맞을수도 있겠지만 잎이 알록달록하게 변해가는 시점이라

그런 느낌이 든 것 같다. 10월 초보다는 중하순에 가면 더 색다른 느낌을 받을 것 같다.

와이프와 나는 경치 감탄하며 아이들 사진 찍어주고 그랬지만 두 아이들은 그것보다는 힘들고 핸드폰 게임

하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아 보였다. 여행 가기전 등산을 해야해서 힘들다고 ...중간에 징징댈것 같으면 여행

취소 한다고 하고 그러지 않을 것을 다짐받아 아이들 투덜 거림이 덜 하긴 했지만 아이들 입장은 경치는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리라...다짐을 받아서 그런건지 다행히 하산할때 많이 투덜대지는 않았다.

 

산을 내려오니 점심시간이 되었다. 차로 숙소쪽으로 이동하면서 어느 식당을 갈지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가

자작자작식당으로 갔다. 능이버섯두부전골을 먹었는데 아주~ 맛있게 먹었다. 칼칼하면서도 버섯향이 좋아

밥 한 그릇을 후딱 먹었다. 라면사리도 넣었는데 국물이 탁할까봐  좀 우려했는데 맛이 꽤 괜찮았다.

밥을 먹는 중간중간 여러 손님이 들어왔는데 그 중에는 내린천에서 래프팅하러온 사람들도 보였다. 날씨가

좋지않고 비가와서 추웠는데 그래도 하는 사람은 하더라.

배 채운 후에 숙소로 가다가 내린천 수변공원이 보여 잠깐 들렸다. 여름에 왔었더라면 내린천에서 재미있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숙소 도착해서 짐 풀어놓고 잤다. 등산해서 다들 피곤했는지 3시간정도 잔 것 같다.

 

3시간 후에 일어나서 정신 차리고 일어나보니 저녁밥 먹을때가 다 되었다.

펜션 주인분께 바베큐 하게 숯 부탁을 드렸다. 주인장이 무척 느긋한 성격이신듯 하다. 느긋~~하게 준비해시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기분나빴다는 의미는 아니고 느긋하게 사시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저번 여행갔을때 가리비를 맛있게 먹어서 이번에도 가리비를 준비했다. 애들이 잘 먹는 양꼬치하고 돼지고기도

구워 먹었다. 이제 어디 바베큐 하는 숙소를 잡게 되면 가리비는 꼭 사가지고 갈 것 같을 정도로 맛있었고 오랜

만에 먹는 양꼬치도 쯔란에 찍어먹으니 그 맛이 기막히다. 매번 갈때마다 쯔란을 잃어버리고 안 가져가 그냥

먹었는데 이번에는 한 통 사서 가져가기도 했고 고기를 사니 같이 딸려오기도 했다.

돼지고기는 배가 불러와 조그만 구워 먹었다.

아래층에는 직업군인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지만 군인들이 와서 시끌벅적하게 놀고 있었다.

10시 넘어서인가 시끌벅적한 소리가 사라져서 되게 일찍 자네 하고 속으로 생각했는데 와이프가 가서 좀 조용히

해달라고 말했나보다. 나는 오랜만에 놀러나왔나 싶어 왠만하면 방해하고 싶지 않았는데 괜히 미안하네...

 

다음날 아침 얼른 정리하고 집으로 향했다.

3일연휴 마지막 날이라 많이 막힐 것 같기도 하고 비가 와서 다른데 들르기도 어려운 상황이긴 했다.

돌아오는 중간중간 비가 많이 내려 운전하기 힘들었다.

 

정~~~말 오랜만에 등산해서 나는 재미있었다. 아이들은 그냥 그랬지만 이런저런 경험도 해봐야 한다는

마음을 알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