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곳저곳

2023.07.01 - 용마아차산 둘레길

leejacks 2023. 7. 1. 23:17

장마가 시작 되었다. 목요일까지 비가 제법 오더니 금요일부터는 비가 멈추고 기온이 오르기 시작했다. 

비온 뒤 기온이 올라가서 그런지 덩달아 습도도 무지 올라갔다. 금요일에는 숨쉴때도 코에 물방울이 맺힌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습했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 버스를 타려고 집을 나설때에도 금요일만큼은 아니지만 습함이 남아 있었고 아침 6시가 조금 넘었지만 햇빛이 강해 둘레길 걷는데 힘이 많이 들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화랑대역에서 내려 둘레길 걷기 시작했다. 전날 여러 블로그에서 찾아 본데로 5번 출구로 나가 유턴해서 조금 걸어가 하천을 내려갔다. 하천은 운동을 하러 나오신 분들이 많이 보였다.

덥긴 했지만 바로 옆에 하천이 흐르고 있고 오리하고 백로(아마 백로였을 것 같다.....)도 구경하면서 걸어가니 많이 힘들지는 않았다. 하천위로 올라가 시내 아스팔트 길을 관통하여 걷는 것이 재미도 없고 지루하였고 더더군다나 햇빛을 오롯이 받아야 해서 더 힘이 들었다. 설상가상으로 길을 잘 못 들어 다시 역방향으로 걸어가고 신내역을 지나갔어야 했어서 더 힘들었다. 신내역은 왜이리 계단이 가파른지......아무생각없이 계단 올라갔다가 신내역 입구 바로 보이는 엘리베이터 안탄 것을 무지 후회했다.

화랑대역에서 둘레길 시작
하천 걷다가 만난 백로...아마 백로겠지...
길을 점령하고 있는 오리

햇빛을 계속 받고 걸어서 물을 많이 마실 것 같아 편의점에 들러 음료수를 샀다. 아무생각 없이 음료수를 집어들었는데 1+1 이어서 하나를 더 집어 들어야했다. 짐이 될 것 같았는데 둘레길 다 돌 동안 음료수 두 병을 다 먹었다. 

 

지루했던 시내길을 지나 중랑캠핑장으로 들어서니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주어 한결 걷기가 좋았다.

중랑캠핑장은 오래전에 캠핑용품 보러 들렀던 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잠깐 들렀어서 걷기 좋은 길이 있는지 몰랐었다.

중랑캠핑장 숲

그리고, 다음번에 용마아차산 둘레길을 걷는다면 중랑캠핑장과 가까운 양원역부터 시작할 것 같다. 화랑대역 하천이 좋긴 한데 시내길이 길고 더욱이 여름은 아스팔트에서 올라오는 열이 고역이다. 

 

중랑캠핑장을 지나니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가는 주차장길이 있다. 오르막이어서 조오끔 힘을 내야 하지만 나무데크길이 있어 좋다. 길을 따라 올라가서 본격적으로 망우산 자락을 걷는 길이 시작될 무렵 여러 사람이 준비운동을 하고 계셨다. 마라톤 동호회 분들 같았는데 나중 길을 걷고 있을때 옆으로 힘차게 뛰어 가시는 분들을 여럿 보았다. 길이 아스팔트 길어서 뛰기에 적합하고 나무 그늘이 계속되었고 완만한 오르막 경사가 있어 훈련(?) 하기에는 좋아보였다. 

망우역사문화공원으로 가는 데크
달리기 하시려나 준비운동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길을 가다보니 묘지가 많이 보였다. 또, 내가 걸었던 서울둘레길 기준으로 양쪽 사이 여러 갈레로 길이 나 있어 산책하거나 운동하기 좋게 되어 있다.

예전 망우역사문화공원 이미지를 생각해보면 묘지가 많은 것은 당연한 것 같은데 그 이외에도 역사문화공간과 산책길도 잘 조성 되어있다.

서울둘레길 - 망우역사문화공원
중간중간 무덤이 여럿 보인다.
중간중간 도시뷰도 볼 수 있다.
깔딱고개 올라가기 전...

깔딱고개가 나왔다. 깔딱고개 올라 가기 전 초콜릿 하나 먹고 남은 음료수 원샷하고 500여계단을 오르기 시작했는데 계단 중간중간 뷰가 멋있어 한동안 경치를 구경했다. 계단 막바지는 공사를 하고 있어 계단 옆 오르막길 로프를 잡고 올랐다. 힘이 빠져 로프를 잡긴 했지만 로프를 잡지 않고라도 오르기가 많이 힘들지는 않다. 

더 올라가면 용마산 5보루가 나오고 좀 넓은 공터가 나오고 내리막 계단이 있다가 다시 올라가는 계단이 나온다.

아차산으로 넘아가는 길이었나보다.

아차산쪽으로는 유적지하고 유물이 나오는 곳으로 이어졌다. 

특히, 건물지가 나오는데 무척 넓은 공간이어서 누가 이런 공간에 살았나 싶어 설명을 읽었지만 누군지는 알 수 없었고 지위가 높은 사람이라고 추정된다고 적혀 있었다. 아무리 그래도 누가 이렇게 높은 곳에서 살까...아무리 경치가 좋다고 하지만.... 머리굴려 이리저리 생각해보니 아차산성이 있었던 곳이어서 지위 높은 장군이 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건물지 주변 경치가 좋아 천천히 거닐며 사진을 찍었다.

깔딱고개 올라가는 계단
깔딱고개 올라가는 계단 오른쪽으로는 도시뷰~~
왼쪽으로는 한강뷰가 보인다.
용마산5보루 공터
건물지로 가는 길
건물지 경치가 멋있다.
건물지 경치

더 길을 가면 등산을 하는 사람들에게 막걸리, 음료수를 파시는 분도 계셨다.

그 분을 지나치고 나서 얼마안있어 아차산 정상이 나온다. 아차산 정상이 따로 없고 아차산3보루를 정상이라고 칭한다고 해서 약간 김 새긴 했다.

아차산 정상(아차산3보루)

그 다음부터는 내리막길이 시작한다. 내려가는 중간 아차산 1보루로 갔는데 이 곳도 경치가 좋고 흐릿하게 보였던 롯데타워가 잘 보이기 시작한다.

아차산1보루에서의 경치

1보루 다음부터 본격 내리막이 시작하고 바위길이 이어지는데 모래 안 밟으려고 신경써서 걸었다. 그런데 오랫동안 걸어서 많이 지쳐 전망대 근처에서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챙피하니까 얼른 벌떡 일어나 전망대에서 경치를 바라봤는데 롯데타워가 점점 크고 멋있게 보였다.

바위 구간을 지나 벤치가 보여 좀 쉴 겸 자리잡고 앉아 두번째 음료수를 다 마셔버리고 숨 좀 돌리고 계단을 내려갔다.

반대쪽으로도 등산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올라와서 중간중간 옆으로 비켜서기도 했다.

거의 막바지에 길을 따라 내려가다 보면 카페 처럼 보이는 휴게소도 보인다. 이미 지나쳐 왔어서 다시 돌아가지 않았지만 괜찮아 보인다.

롯데타워가 점점 크게 보인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호박벌

다 내려오니 배가 너무 고팠다. 내려와서 왼쪽으로 가면 광나루역이고 오른쪽으로 가면 아차산역쪽이었다. 

원래 서울둘레길은 화랑대역에서 시작해서 광나루역까지 가는 거였지만 오른쪽 아차산역 쪽으로 향했다. 

전날 둘레길을 어떻게 갈지 알아보던 중 어느 블로그에서 맛집이라고 추천한 집을 가기 위해서였다.

"원조할아버지순두부" 집으로 가기 위함인데 500미터 정도는 걸어야 했다.

거의 도착할때 즈음 순두부집이 여럿 보였다. 이른 시간이어서 사람이 별로 없어 보였는데 원조할아버지순두부집에 도착한 순간 깜짝놀랐다. 이미 만석이었고 신나보이는 사람들 소리로 시끌벅적했다.

이미 만석이라 많이 기다릴 줄 알았는데 자리순환은 빨라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자리 앉자마자 음식주문을 했다. 더워서 콩국수를 먹을까 했지만 주력 메뉴를 시켰다. 순두부 시키고 양이 좀 모자를 것 같아 공기밥 하나 하고 주변 사람들이 막걸리를 다들 드시고 계셔서 차도 안가져왔겠다 막걸리도 하나 시켰다.

순두부가 부드럽게 맛있었고 반찬으로 나오는 여러 김치와 뭔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새우와 건과류를 매운 양념으로 버무린 것 같은 반찬이 특히 맛있었다. 막걸리는 한 통을 다 먹지는 못했고 ....다 먹었더라면 더운 날씨와 술 기운때문에 아마 미춰 버렸을 것이다. 다 먹고 계산을 하면서 콩물도 한 통 샀다. 어찌보면 무지 평범한 음식점이긴 한데 집에와서 남은 막걸리를 먹었더니 다시 그 음식점을 가 보고 싶다. 은근 생각나게 한다.

원조할아버지순두부

맛있게 먹고 조금 더 걸어 아차산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너무너무 더워 고생했다. 평소 물을 많이 안마시는 편이었는데 이번 둘레길은 중간에 음료수를 두 병 사서 다 마시고 가져간 물도 거의 다 마셨다. 우연히 산 음료수가 1+1인게 이렇게 다행일 줄 몰랐다.

 

매년 여름이면 어김없이 더위 먹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어 했어서 여름 동안은 둘레길 구간이 좀 짧거나 뜨겁다 못해 따가운 햇빛을 피할 수 있는 구간을 알아봐야 겠다.    

오늘은 13Km 정도 걸었고 시간은 3시간 20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