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29 - 서울둘레길1코스(불암산,수락산코스)
버스타고 고대에서 내려야 하는데 핸드폰보다가 다음에 내려야할 정거장을 도착했다고 착각해 한정거장 전에 내렸다.
내릴려고 할때 버스 운전기사분이 뭐라 하셨는데 지하철역쪽으로 걸어가면서 기억해보니 고대역은 다음 정거장이라고 알려주셨던 것이다. 운전기사분이 보아하니 등산하려고 폼 잡은 사람 같은데 갑자기 뜬금없는 곳에 내릴려고 해서 말씀해 주셨나보다. 감사~~
한정거장 전에 내렸고....뭐 어쩌겠나....한 정거장은 걸어가야지. 고대역까지 걸어서 6호선 지하철을 타고 화랑대역에서 내렸다.
지하철에서 내릴때에도 분명 화랑대역 4번출구쪽으로 간 것 같은데 나온 곳이 3번출구 쪽이었다. 아침부터 정신을 어디다 냅두고 돌아다녔나보다.

네이버 지도를 보고 다시 코스를 확인하고 도로를 따라 10여분정도 걸어 공릉백세문에 다다랐다.
공릉백세문이라고 한자로 표기된 현판을 보고...한자를 잘 모르기도 하지만 제대로 보지도 않았어서... 육군사관학교와 연관된 건물을 지나가는 줄 알았는데 백세문옆 표지판을 보고서야 불암산입구이고 본격적으로 코스가 시작됨을 알았다.
오른쪽으로는 아파트가 있었는데 그 아파트에서 사시는 분들은 운동하거나 산책하기 좋을 것 같다.


서울둘레길1코스는 산길(산정상으로 올라가지 않고)을 걸어가는 코스여서 가을철 단풍을 구경하며 걸을 수 있었다.
지난 일요일 북한산 둘레길 걸었을때보다도 알록달록함이 더해졌고 며칠전에 잠깐이지만 요란하게 비가왔었는데 그 덕인지 잎이 촉촉해 보였다.

둘레길 중간중간 특이한 바위가 보였는데 그 중 공룡바위라고 이름 붙여진 바위와 거인손자국 바위가 기억에 남는다.


1시간정도 걸었을때 전망대가 나타났다. 산쪽 둘레길 여기저기 전망대 설치하는게 대세인가 보내. 산 높은 곳이나 탁 트인 곳이 아닌 구조물을 설치한 엘리베이터가 있는 전망대여서 어린 아이들이 쉽게 올라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계속 길을 가다가 배고파서 정자 있는 곳에 멈춰서서 초코바를 하나 먹었다.
바로 옆에 여자 세분이 수다삼매경에 빠져계셨었는데 중앙난방을 하는 아파트에서 살고 계신듯 하고 한달 관리비만 80~100만원에 육박한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 난방비 포함이긴 하지만 추워서 전기난방기구를 사용해서 전기비가 엄청 나온다고 하셨다. 평소 중앙난방 하는 아파트는 무척 따뜻해서 더울거라고 알고 있었는데 아닌 곳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후반에 접어들수록 올라갔다 내려가는 빈도수가 많아진다.
어느 지점은 조그마한 채석장이 있었는데 길이 있는지 없는지 헷갈렸다. 둘레길 리본이 여러군데 있어 헤매지는 않았다.

그 채석장 이후로 가파른 길을 올라갔고 어느순간 둘레길 중 제일 높은 지점으로 올라간 것 같았다. 그 곳에서 본 경치가 아주 멋있었다.
그곳도 채석장이었음을 알리는 표지판이 있었다. 높지만 조금 넓은 공터가 있어 나 말고도 등산하시는 여러 분들이 쉬시면서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내리막길이어서 길을 따라 내려갔는데 목이 너무 말랐다. 이번 둘레길은 걸을때 목이 그렇게 말랐다. 가을이라 건조해서 그랬을려나..... 조금만 더 내려가면 편의점이라도 나올 것 같은 분위기여서 발걸음을 재촉했다. 내려가는길에는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무장애숲길처럼 나무데크와 아이들이 놀 수 있도록 놀이터도 되어 있다.


사람들이 웅성웅성 소란스러워 수락산 올라가는 길목이겠거니 했다. 역시, 수락산 여러갈래로 올라가는 곳 중 하나인것 같은데 가장 넓은 길일 것 같다. 음식점도 여럿 보였고 그 중 시래기해장국집이 눈에 들어왔다. 지치기도 해서 여기까지 걷고 해장국 먹은 후에 수락산역에서 지하철타고 집으로 갈까 고민했지만 이왕 걸은 거 좀 더 참기로 하고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들고 다시 길을 이어 걸어 올라갔다.
이어지는 길도 계단을 올라갔다 내려갔다를 많이 반복해야 했다. 나중에는 계단올라가느라 다리에 힘 줄려니 근육이 뭉칠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얼른 힘을 뺐다.

그렇게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여기가 마지막 계단이겠지 싶으면 "응, 아니여..더 있어~~" 라고 하는 것 처럼 계단이 지리하게 이어졌다. 목도 계속 말라 새로 산 음료수를 다 마시고도 갈증이 해소되지 않았다.
결국 산 구간이 끝나고 하천을 따라 걷다가 길을 건너 창포원으로 들어갔다. 도봉산역 뒤로 이런 공원이 있는지는 미처 몰랐다. 조경이 잘 되어 있어 산책하기 좋았고 가을느낌이 물씬 풍겼다. 가족단위로 많은 분들이 가을을 즐기고 계셨다.



그건 그거고 배가 너무고파 도봉산역쪽으로 이동했는데 사람들이 무척 많고 시끌벅적해서 저번 저녁무렵에 도봉산역을 봤을때랑 완전 느낌이 틀렸다.
음식점이 몰려 있는 쪽으로 올라갔다. 발걸음을 옮길수록 여기저기서 고기와 전어 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혼자 고기나 생선구이 먹기는 어려울 것 같아 칼국수집(전라도옛맛손팥칼국수)에 들어가 바지락칼국수를 주문하고 물을 연거푸 마셨지만 그래도 갈증이 가시지 않아 막걸리를 시켜 마셨는데 그제서야 목마름이 싸악 가신다. 어르신들이 왜 등산후에 막걸리를 찾으시는지 알 것 같다. ㅎㅎㅎ..
음식이 나왔는데 바지락이 산더미다. 허겁지겁 맛있게 먹었다.

집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 술기운도 오르고 힘들어 꾸벅꾸벅 졸면서 돌아왔다.
지도상으로는 18.5km인가 그랬는데 갤럭시와치 기준으로는 20km가 넘었다. 시작지점을 어디다 두었는지 차이였을려나.
5시간정도 걸었다. 서울둘레길1코스 걸으실려는 분들은 경사를 오르고 내리고를 많이 반복해야 해서 등산스틱 가지고 가시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