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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4.01.01 - 남산

by leejacks 2024. 1. 1.

북악스카이웨이 팔각정을 가려고 시간이 얼마나 될 지 가늠해 보았는데 빠른 걸음으로 대략 1시간 40분정도가 걸려 혼자 바삐 움직이면 갈 것 같아 운동겸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런데, 와이프와 아이들이 같이 따라나선다고 해서 고민이 되었다. 중간에 힘들어 여러번 쉴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시간이 지체되는 것을 생각하면 되게 일찍 일어나야할 것 같았다.

그래서, 좀 평탄하게 갈 만한 곳을 곰곰히 생각하다 남산을 올라가기로 했다.

 

아침 5시40분정도 일어나 채비하고 두 아이들에게 일어나 갈 것인지 물어보았는데 둘 다 너무 졸려 안간다고 해서 결국 와이프만 같이 둘이서 오붓하게 출발했다.

 

아침에 길이 얼어 있었고 지하철 타러 가다가 와이프가 한 번 넘어져 깜짝 놀랐다. 다행히 크게 다치지 않았다.

 

지하철 타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에서 8번 출구로 나와 420번 버스를 타고 국립극장에서 내렸는데 많은 사람들이 서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그 사람들은 남산 순환버스를 타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이었다.

그 사람들 말고도 걸어 올라가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지어 올라갔다. 

사람 걸어가는 길은 눈이 얼어있어 미끄러워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그런데, 버스가 다니는 길은 상대적으로 많이 녹아 있어 사람들이 그 길로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일출때문인지 버스가 자주 이동하고 방송차량과 일반 차량이 빈번하게 다녀서 자주 비키기도 했고 경찰들이 곳곳에서 인도쪽으로 가도록 안내를 했다.

 

올라가면 갈 수록 하늘은 흐려 보였고 잔뜩 안개가 껴서 해를 보기를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이왕 길을 나섰기 때문에 계속 올라갔다.

자욱하게 안개가 껴 있었다.

중간에 나무데크가 두 군데 있었는데 몇몇 사람들이 더 이상 올라가지 않고 그 곳에서 해가 나오기를 기다렸는데 그 사람들이 현명하거나 경험이 있었나보다. 그 나무데크쪽이 시야가 뻥 뚫려있어 일출을 감상하기 더 좋았을 것 같다.

 

마침내 남산 전망대에 도착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보기위해 진작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우리도 해가 잘 보일 것 같은 자리 잡고 한참을 기다렸다.

해가 나올 시간인데도 하늘이 붉게 변한 것 말고는 구름에 가렸는지 해가 나올 생각을 안했다.

기다리는데 옆에 서너명의 고등학생으로 보이는 아이들의 대화소리가 들려왔고 뒤에서는 일본인 여행객인지 일본말이 계속 들려왔다. 그런데 고등학생의 대화 내용이 짠하다. 주변 아는 사람들이 어떻게 해서 대학에 갔는지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부러움과 얼른 대학생이 되었으면 하는 내용이었다.

하늘만 붉게 물들었을뿐 해가 보이지 않는다.
일출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길에 서 있었다.

해가 너무 안나와 포기하려는데 갑자기 뒤에서 사람들이 "와~"하고 탄성을 자아내는 소리가 들렸다.

두리번두리번 해가 어디 있는지 찾다가 나무가지 사이로 해가 올라온 것을 볼 수 있었다.

실망스러웠다. 남산이 일출 명당 자리인 줄 알았는데 나무가지가 시야를 너무 가렸다. 길 올라올때 보았던 나무데크가 많이 생각났다. 

그래도 해가 올라오면 올라올수록 좀 더 또렷하게 해를 볼 수 있었다.

사람들이 흩어지는 틈을 타서 팔각정으로 이동해 붉게 올라가는 해를 보고 마음속으로 올 해 무탈하게 잘 지냈으면 하는 소망을 가져보았다.

나무가지 사이로 해가 보인다.
팔각정에서 본 일출. 그런데 높이 솟은 방송국 차량 안테가 NG...

이제는 하산해야 하는데 길이 미끄러울까봐 걱정되었다. 감사하게도 관리하시는분들이 아침 일찍부터 염화칼슘을 뿌려놓아 길이 녹아 있었다. 그래도 조심조심 신경쓰면서 내려갔다.

 

남대문시장으로 가서 오뎅을 먹었다. 따뜻한 오뎅국물을 먹고 꽈배기도 사 먹으며 간단히 요기를 했다. 와이프는 호떡을 먹고 싶어 호떡 파는 곳을 계속 찾았는데 호떡 파는 곳마다 아직 장사 시작 전이었다. 그런데 여러명이 호떡을 들고 먹는 모습이 보여 지하철 타는 곳과 반대쪽으로 내려가보았는데 딱 한 곳이 호떡을 팔고 있었고 여러명이 줄을 서있어 얼른 대기줄에 합류했다. 마침내 차례가 와서 나는 야채호떡을 선택했고 와이프는 꿀호떡을 사서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먹은 호떡.

집에 돌아왔는데 아이들은 여전히 꿈나라........ 아이들을 깨워 떡국을 같이 해먹고 하루종일 빈둥거렸다.

 

다음주부터 정상궤도(?)로 돌아와 안가본 둘레길을 가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