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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4.01.13 - 서울둘레길4코스(우면산, 구룡산, 대모산)

by leejacks 2024. 1. 14.

사당역 3번 출구로 나온 시간이 7시쯤이였는데 컴컴했다. 가뜩이나 졸린데 더 몽롱해졌다.

잠 깰 겸 크게 심호흡하고 이번에 새로 산 코와 귀까지 감싸주는 마스크를 쓰고 걷기 시작했다.

 

네이버 지도가 방향이 아파트쪽으로 단지를 가로질러 갈 것 같아 의아했는데 아파트 단지를 지나 주택단지를 통과하도록 되어 있었다.

위로 올라갈수록 주택이 아니라 포장지를 만드는 공장이나 폐지를 모으는 곳이 보였고 곧이어 산길로 이어졌다.

마을길 올라갈수록 소규모 공장이 많다.

서울 둘레길은 길이 잘 정비되어 있다. 4코스도 산길이지만 걷기 어렵지 않다. 하지만 며칠 전 눈이 왔었기 때문에 길 곳곳이 얼어있어 조심조심 걸어가야 했다. 어느 곳은 약간 경사가 있고 눈이 녹지않고 그대로 얼어 있었는데 옆에 잡는 줄이 없었더라면 나뒹굴었을 것 같은 곳이 있기도 했다. 

본격 둘레길 시작
길이 잘 되어 있지만 여러곳이 얼어있다.

 

그래서, 10여년전 자작나무숲에 갔었을때 샀던 아이젠을 신고 걸었다. 임시로 쓸려고 샀던 것인데 요긴하게 쓰게 되었다.

신을때 어렵긴 했었지만..... 아이젠이 고무줄로 되어 있어서 신발 신으때 자꾸 튕겨 나가서 어러번 아이젠을 줏어야 했다.

아이젠을 착용했다 벗었다가 하다가 나중 둘레길 4~5킬로 남겨 놓고서는 귀찮아 아이젠을 그냥 신고 걸었다.

그런데, 아이젠을 착용하고 걷다가 오히려 아이젠때문에 3번정도 미끄러지고 결국 한 번은 완전 엉덩방아를 찧었다.

눈길에서는 넘어지지 않았고 땅이 딱딱히 언 길과 녹아서 질퍽질퍽한 길을 가다가 아이젠 고무줄이 말리면서 미끄러져 넘어졌다. 나중에 아이젠을 살펴보니 중간중간 찢어져 있어 버렸다. 이참에 새걸로 신기 쉽고 튼튼한걸로 하나 마련해야지......  낡고 임시로 쓸 수 있는 아이젠이었지만 유용하게 잘 썼다.

시민의숲 공원을 지나간다
양재시민의숲 안 위령탑
구룡산, 대모산 가기 전 하천길이 좀 길게 이어진다.
하천길이 끝나고 마을을 지나 마을 끝 부분에 둘레길이 이어진다.

계속 걸어 구룡산과 대모산을 이어서 걸어갔다.

 

4코스는 다른 둘레길과 비교해서 좀 밋밋하다. 

다른 둘레길은 한 두곳 포인트 경치가 "우와~"하고 탄성을 지어낼 곳이 있었는데 4코스는 시티뷰와 멀리 보였던 롯데몰타워가 점점 길을 이어갈 수록 크게 보인다는 점 빼고는 밋밋했다. 그리고, 겨울이어서 더 황량함이 느껴졌다. 

겨울이 아닌 봄이나 여름, 가을에 왔더라면 경치가 더 좋았을 것 같다. 

눈길이 곳곳에 있어 아이젠을 신었다.

둘레길 2~3킬로미터 남겨두고 계속 걷고 있었는데 둘레길 리본이 안보였다. 팻말을 잘 못봐서 길을 잘 못 든지 알고 되돌아가서 팻말을 확인했는데 분명 둘레길을 가리키는 방향이 맞았다. 그래서 다시 팻말 방향을 따라 길을 가다가 좀 전에 걸었던 것과는 달리 파란 리본이 보이는 곳으로 방향을 잡고 걸어갔다. 그렇게 걸으면서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았는데 둘레길 코스가 맞았다.

전망대가 하나 나왔는데 잠실 롯데몰이 아주 크게 또렷히 보였다. 4코스 중 제일 경치가 멋졌다.

경치 구경하고 계속 걸었는데 또 서울둘레길 리본인 주황색 리본이 잘 보이지 않는다.

거의 둘레길 막바지에 주황색 리본을 본 것 같다. 나는 그 리본이 아래로 가라는 것인 줄 알고 내려갔는데 둘레길 종착지인 수서역이 아니고 더샵 아파트 단지로 내려왔다. 아마, 내려가지 말고 산 길을 좀 더 따라 갔더라면 수서역으로 내려왔을 것 같다.

그래도, 더 샾 아파트 단지 옆으로 수서동 유적지를 볼 수가 있어 길을 잘 못 든게 나쁘지는 않았다.

인상깊었던 전망대. 사진에서는 롯데몰이 좀 작게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되게 가깝게 느껴진다.
전망대 옆으로 견고하게 보이는 돌탑도 있다.
수성동 유적지

좀 더 걸어 큰 길이 나왔다. 잠시 멈춰서서 수서역이 어느 쪽인지 지도를 확인한 후 인도를 따라 걸었다.

걸으면서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면서 가게를 확인했다. 그 중에 순대실록과 미역국 전문점이 눈에 들어와 갈등하다가 수서역 근처에 먹을 곳이 더 많을 것 같아 그냥 지나쳤다. 그런데, 그냥 그 둘 중 하나 가게에 갈 걸 그랬다.

수서역 지하철 길 건너 건물안 음식점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 있어 둘러보다가 한 음식점에 들어가 우렁된장 비빔밥을 시켜 먹었다.

비빔밥은 나쁘지 않았다. 근데 비빔밥 맛은 왠만하면 맛있다. 그런데 된장찌개 맛이 좀....좋아하는 스타일의 맛이 아니었고 된장국 안 우렁이도 한 5개 있었나......에잇...

얼큰한 순대국이던지 좀 고급스런 미역국을 먹을껄 하는 후회가 들었다.

그래도, 막걸리 하나 시켜 마시면서 한 끼 챙겼다.

집으로 돌아가는 지하철 안이 따뜻하고 술 기운도 올라와서 얼굴이 달아올랐고 살짝 몽롱했지만 이상하게 잠이 오지를 않았다.

다음 둘레길 걸을때에는 눈이 와서 설산을 걷는 것이 아니라면 강이나 하천을 따라 걸을 수 있는 곳을 걸어야겠다.

좀 서울 외곽으로 가 봐야지.

 

약 거리는 18Km, 5시간여동안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