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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4.02.03 - 양평물소리길3코스

by leejacks 2024. 2. 3.

경기도쪽 둘레길을 갈 때는 항상 이동시간때문에 고민이된다. 이번에는 청량리 경의중앙선에서 열차 기다리는데 한참 걸렸다.

지난 번 양평, 팔당쪽 둘레길을 갔었을 때에는  1시간20분에서 30분정도 소요되었다. 이번에는 열차를 한참 기다려서 이동시간이 거의 2시간 넘게 걸렸다.

다음번에는 열차시간을 좀 알아보고 맞춰서 이동해야겠다. 저번 탔을때에는 운이 좋았서 오래 기다리지 않았었나보다.

덕분에 열차 기다리느라 덜덜 떨었다. 

 

아신역 도착해서 매번 그렇듯 어디로 가야할지 갈팡질팡하고 난 후 방향 잡고 걷기 시작했다.

걷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마을회관을 지나갔는데 강아지 한 마리가 나를 보고 짖기 시작하더니 화답이라도 하듯 동네 강아지가 일제히 짖어대서 주말에 늦잠 주무셔야 하는데 깨운 것 같아 괜히 죄송해졌다. 

물소리길3코스 시작
마을진입...강아지들이 일제히 짖어댔다.

20~30분 걷다가 산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나왔는데 공사를 하는건지 길을 막아놔서 우회로로 가야 했다. 걸어가면서 산 쪽을 바라보았는 나무를 무척 많이 베어냈다. 무슨 공사일까....

물소리길 코스가 변경되었다.

계속 아스팔트 길을 걸어야 해서 지루할 때면 간간히 보이는 한 번 쯤 살아보고 싶을 만한 멋진 전원주택과 하천의 졸졸 흐르는 물소리가 위안이 되었다.

그늘진 곳 길이 얼어있어 조심조심 걸어야 하는 구간도 있다.

 

 

옥천군 경찰서가 보일때즈음 옥천냉면집이 보였다. 강원도 여행에서 국도로 돌와오고 있을때 어느 옥천냉면집에 들러서 늦은 점심을 때운적이 있었다. 오늘 본 집이 아니라 다른 옥천냉면집이었다. 그런데 평소 즐겨 먹었던 함흥냉면이 아니어서 그렇게 느꼈을 수도 있겠지만 뭔가 심심하고 좀 애매한 맛이었는데 식당안에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왜 이리 인기 있는지 궁금했던 기억이 났다.

 

소 축사가 보이는 구간을 지나갔다. 곧이어 공장이 보였는데 매캐한 냄새가 진동을 했다. 소똥 냄새같으면서도 타고 있는 냄새가 뒤섞여서 도대체 무슨 공장일까 궁금했는데 마침 문이 열려 있는 곳이 있었다. 빼꼼히 살펴보았더니 높다랗게 쌓아올린 퇴비와 뭉게뭉게 앞을 보기 힘들정도로 연기가 꽉 차 있는 광경을 보았다. 비료를 만드는 공장이었다. 그냥 소똥 냄새보다는 덜하긴 했는데 매캐한 냄새가 섞이니 오래 냄새를 맡으며 작업하시기 힘들 것 같다. 일하시는 분들 마스크 잘 쓰고 작업하셔야겠다.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 때 즈음 천주교양근성지가 보였다. 양근성지를 지나가기 전 하천의 경치가 멋있었는데 초여름에 보면 나무들이 파릇파릇해서 훨씬 생동감이 느껴질 것 같다.

성지는 자유롭게 들어갈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어 한 바퀴 둘러보고 나왔다.

양근성지 가기 전 하천쪽 뷰가 멋있다.
양근성지...천천히 둘러보면 마음이 차분해 진다.
양근성지 뒤쪽 산책길에서 보는 경치도 멋있다.

 

거의 둘레길 막바지에 다다랐을때에도 남한강쪽으로 섬으로 건너가는 곳도 멋있었다. 하지만, 다리 보수중이어서 이번에도 아스팔트길쪽으로 우회해야했다. 다리쪽으로 갈 수 있었으면 남한강 물 위 다리에서 보는 경치가 아주 멋졌을 것 같은데  뭐 어쩌겠나....다음에 다리가 잘 고쳐지면 다시 가봐야지.

강이 얼어 있어서 잔잔히 흐르는 강물을 볼 때 느껴지는 평온함보다는 쓸쓸함이 느껴졌다.

다리를 공사하고 있다.
좀 뜬금없는 곳에 도넛카페가 크게 있다. 집에와서 조회해보니 연예인이 운영하는 카페이다.
남한강쪽을 바라볼 수 있는 큰 스타벅스가 있는데 경치 보면서 커피한잔하기 딱 좋은 위치이다.
양평역쪽으로 가는 하천길. 주변 아파트가 많아 운동코스로 그만이다.

 

멍하니 걸었는데 넓은 도로가 나왔다. 네이버 지도와 안맞아서 약간 헤매다가 하천 산책길로 가는 것 같아 내려갔더니 길이 맞았다. 집에 돌아와서 블로그 찾아보았는데 넓은 도로를 건너가는게 아니었다. 뭐 그래도 옳게 길을 찾아 갔으면 그만이다.

양평역에 도착했다. 양평역은 4코스가 시작되는 지점이었다. 평소 같았으면 4코스를 이어갔을텐데 오전 이동시간이 너무 길었고 몸컨디션도 좋게 느껴지지 않아 멈추고 어디서 밥을 먹을지 지도를 살펴보았다. 

양평에 왔으니 양평해장국을 먹으려고 살펴보고 걸어갔는데 너무 멀었다. 

중간에 가기를 포기하고 양평역 옆 시장에 들어서서 오랫동안 먹지 못한 버거킹을 갈까 아니면 뜨듯하게 국물을 먹을 수 있는 양평오일장순대국집에서 먹을까 고민했다. 오늘은 힘들게 산길을 오르락내리락 거리지 않고 평이한 길만 걸어서 몸에 열이 별로 없었다. 땀이 식으면서 한기가 느껴져 순대국집을 선택했다.

 

순대국집 운영하는게 참 인상적이었는데 분업화가 참 잘되어 있다. 한 명은 안내하고 한명은 음식 나르고 다른 분은 바로바로 치우면서 톱니바퀴처럼 손발이 착착 맞아서 바쁜 가운데에서도 여유로움이 느껴진다.

순대국도 꽤 맛있었다. 막걸리 한잔 하고 부속고기 김치에 싸서 한입하고 뜨거운 국물 들이키니 금새 몸이 뜨듯해졌다.

맛있게 먹은 순대국
시장에 사람들이 무척 많다. 설날이 다가와서 그런걸까...

밥을 다 먹고 시장을 좀 구경했다. 통닭을 튀기는 곳이 있어 한 마리 사갈까 기웃거렸는데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어 포기했다. 대신 붕어빵과 홍어무침을 사고 양평역으로 가려는데 양평오일장순대국집 앞에 길게 대기줄이 있었다.  시간을 잘 맞춰서 오래 기다리지 않았나보다.

 

돌아올때 열차는 금방 와서 오래 기다리지 않았다.

다른때에 비해 술기운이 많이 올라오고 열차안도 따뜻해서 꾸벅꾸벅 졸았다. 날씨가 많이 춥지는 않았는데 아주 추운것보다 애매하게 한 3~4도 되는 날씨가 더 참기 힘들다. 은근 많이 떨어서 술기운이 더 올라온 것 같다.

 

3코스는 초여름에 오면 좋을 것 같다. 아니지....남한강 다리가 보수가 완료되면 그 다리에서 보는 경치가 기대되는 코스다.

좀 지루하긴 하다.

 

10킬로미터 걸었고 2시간 좀 넘게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