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이곳저곳

2024.02.25 - 북악하늘길

by leejacks 2024. 2. 25.

토요일에 못 간 둘레길을 가려고  6시에 일어나 창 밖을 바라보니 길이  젖어 있고 물안개가 자욱히 낀 것 처럼 보였다.

핸드폰을 들어 날씨예보를 확인했다.

7시에 비가 온다고 되어 있어서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가 잠을 청했다.

 

늦잠자서 이리뒹굴 저리뒹굴 하다가 늦은 오후에 나가서 밥을 먹을려고 했다가 나와 큰애가 기어코 마찰을 일으켰다.

열받은 큰애는 지 방으로 들어가고 와이프는 막내를 데리고 나가고 나도 안방으로 가서 핸드폰 화면만 들여다봤다.

 

짜증난 상태로 집에 있기는 싫어서 간단히 물 챙기고 북악 팔각정을 향해 걷기 시작했다.

잔뜩 구름이 끼어있는 상태였지만 오후부터 비 온다는 예보는 없었고 바람이 많이 안불고 춥지 않아 걷기 힘들지 않았다.

미아리고개 부터 걷기 시작했는데 계속 오르막이었고 빠른 걸음으로 걷다보니 더워져서 넥워머 벗고 나중에는 점퍼 지퍼를 열고 걸었다.

 

저번 주 눈이 많이 왔었다. 길 대부분은 눈이 녹아있었는데 위쪽으로 올라갈 수록 눈이 쌓여 있어 살짝살짝 미끄러져서 눈길을 걸을때면 발가락에 힘을 주어서 걸었다. 그래도 다행인건 습기가 많은 눈이어서 많이 미끄러지지는 않았다.

 

북악팔각정을 향해 한참 걷고 있는데 앞쪽에 아버지로 보이는 아저씨와 중학생정도로 보이는 딸내미가 걷는 것이 보였다.

아버지는 아무리 도심 속 둘레길이지만 간간히 산길이 반복되는데 신발이 구두였고 딸내미는 아버지손을 꼭 붙잡고 걸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딸내미가 조금만 미끄러운 구간을 갈때마다 너무 소리를 질러댔다.

또 짜증이 확 밀려와서 서둘러 앞질러 걸었다.

 

드디어 팔각정.

북한산이 눈으로 살짝살짝 덮여 있어 더 운치있게 느껴졌다. 반대편을 보니 구름 사이로 흐릿하게 잠실에 있는 롯데몰이 보였고 남산타워가 비교적 또렷히 보였다.

팔각정 1층은 전에 왔었을때에는 커피숖이 있었던 것 같은데 없어졌고 한강 편의점에서 파는 끓여먹는 라면을 팔았고 소소하게 놀 수 있도록 게임기가 몇 대 있었다.

들어서자마자 라면냄새가 구수하게 풍겼다. 점심때가 한 참 지나 간단히 요기를 하려고 자판기를 눌렀는데 반응이 없다.

이것 저것 눌러보았는데도 안되어서 포기하고 갈려는 찰나에 옆에서 라면 끓이시는 분이 편의점에서 라면을 살 수 있다고 알려 주셨다. 얼른 편의점으로 가서 라면을 사서 끓여먹었다. 배고픈 상태에서 먹으니 너무 맛있네....

그런데 다음에는 30초 정도 끓이는 걸 멈춰야겠다. 난 면이 좀 꼬들꼬들한 것을 좋아하는데 30초 정도 일찍 멈추면 내가 원하는 면발이 될 것 같다.

 

다 먹고 내려가려니 눈때문에 살짝 걱정이 되었다. 역시 예상대로 눈이 곳곳에 쌓여 있어서 조심조심 내려갔다. 

어떤 모녀는 둘레길쪽이 아닌 도로를 가서 따라 갈까 하다가 차 때문에 자꾸 뒤돌아보는 것은 싫어서 그냥 인도를 따라 걸어갔다.

중반부터는 눈이 많이 쌓이지 않아 그럭저럭 속도를 내서 걸었다.

또, 가는 길 중간에 백사실쪽으로 가는길도 있었는데 눈이 많이 쌓여있어 가지는 않았다.

백사실계곡!! 올 해 더운 여름에 가 봐야지.

 

갈림길에서 표지판을 보고 창의문쪽으로 걸어갔다. 북악하늘길 코스가 와룡공원쪽이었지만 창의문쪽 부암동으로 가서 국시랑 만두국집에서 저녁까지 해결하려고 했다.

 

부암동쪽으로 내려와서 만두국집으로 갔는데 하필 4시부터 5시까지 브레이크타임이다.

이미 다른 음식점은 다 지나친 상태여서 지나온 길을 거슬러 올라가기는 힘들었다.

하는수없이 버스타고 집으로 돌아왔다.

 

주말 사춘기를 지나고 있는 아이와 지내는게 너무 고역이네...

티비같은 여러 매체에서도 중2병이네 사춘기를 지나는 시기이니 이해해야 한다지만 이미 꼰대가 다 되어버린 나이에 접어들어서 마음에 안드는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되도록이면 피해야지. 

 

10.5Km를 걸었고 2시간 정도 걸렸다.

우이전철 정릉역부터 올라갔다. 가파른데 계단이 있어 좀 수월하다.
올라가다가 요양원 지나고 데크길에서 찍었다. 멀리 남산타워가 보인다.
북악골프장 뒷켠으로 가면 도로위를 지나가는 다리가 있다.
다리를 지나 산길로 이어진다. 산길이 길지는 않다.
길을 중간에 잘 못 들었다. 눈이 많이 쌓여 여러번 발이 미끄러졌다. 여기로 올라가는게 아니라 운동기구 뒷편으로 가야했다.

 

위로 올라갈 수록 눈이 많이 쌓여 있다
맞은편 북한산.
팔각정에 도착
팔각정에서 찍은 사진
사진상으로 잘 안보이지만 흐릿하게 잠실 롯데몰이 보인다.
남산타워도 보이고 오른쪽 조그맣게 보이는데 63빌딩도 보인다.
팔각정에서 맛있게 먹은 라면!!
창의문쪽으로 내려가다보니 인왕산 한양도성길 가는 곳이 보인다.

 

' > 의 이곳저곳'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4.03.01 - 안동  (0) 2024.03.04
2024.02.29 - 포항  (0) 2024.03.02
2024.02.24 - 서쪽하늘(파주 카페)  (0) 2024.02.25
2024.02.17 - 정릉천  (0) 2024.02.17
2024.02.03 - 양평물소리길3코스  (0) 202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