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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4.03.24 - 소무의도(무의바다누리길)

by leejacks 2024. 3. 24.

금요일 저녁 막내가 눅눅해진 김을 바삭하게 해본다고 전자렌지에 넣고 돌렸는데 갑자기 전자렌지에서 소리가 나면서 스파크가 튀었다. 깜짝놀라 아이를 뒤로 물러서게 한 다음 얼른  전자렌지의 전원을 껐다.

다음날 아침 일찍 전자렌지를 들고 AS센터로 가서 수리했다. 그런데 수리비를 안받았다. 저번에도 동일한 문제로 AS 받은 이력이 있어서 그런건지 아니면 그 전자렌지 결함이어서 무상수리인지는 알 길이 없다. AS 담당하시는 분한테 음식물이 튀어서 얇은막 사이로 들어가 모터쪽에 붙어서 그런거라고 설명을 듣고 나왔다. 두번째 일어난 일이라 더 설명을 요구하고 싶지만 AS센터에서 오래 기다렸기 때문에 진이 빠져 그러하지는 못했다. 주기적으로 전자렌지 안을 잘 청소해야지 뭐.....

 

토요일 오전을 AS센터에서 시간을 보내니 금세 점심때가 되어서 어디 나가기도 애매한 시간이 되었다.

대신 일요일에 소무의도로 가기로 결심하고 새벽에 조용히 나갈 수 있게 옷과 가방을 꺼내놓았다.

 

일요일 아침 알람을 듣고 선뜻 일어나지 못했다. 토요일 밤 1시 넘어서까지 미드 보느라 늦게 잔 탓이다.

힘들게 몸을 일으켰지만 그 뒤부터는 후다닥 옷을 입고 물 한잔 마시고 차를 몰고 소무의도로 향했다.

소무의도 가는 길 막바지에 도로 위로 붉은 해가 또렷하게 올라와서 차를 멈추고 구경하고 싶었지만 차를 세울수 없어 백미러로 힐끔힐끔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차를 무의광명항공영주차장에 주차했다. 누리길 시작하는 무의광명항 근처로 차를 대볼까 갈등하다가 괜히 주차할 곳이 없어 다시 돌아올 것 같았서 그만두었다. 그렇게 하길 잘 했다. 광명항 근처로 터덜터덜 걸어갔는데 길 양쪽으로 많은 차들이 주차되어 있어 주차할 곳이 없다. 아마 낚시하시는 분들의 차였을 것 같다.

광명항 근처...해 때문에 마치 낙조를 찍은 것처럼 보이네...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연결하는 다리....광명항 근처 차들이 즐비하게 주차되어 있다.
다리 진입
다리위에서 찍은 사진

무의도와 소무의도를 연결하는 다리를 건너는데 바람이 세게 불어와서 "걷는 내내 이러면 곤란한데"라고 생각하면서 걸었다. 다리에서 내려오자마자 소무의도 상징인 것 처럼 보이는 새우 조형물이 보이고 그 뒤편으로 누리길 시작을 알리는 계단이 보였다.

새우 옆 계단이 가파르게 이어져 있다.

"다리 운동은 제대로 시켜주네"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경사진 계단이 이어졌다.

바다쪽을 바라보며 경치를 감상했다. 낚시배가 여럿 보였고 저~~ 멀리 인천대교가 보였고 흐릿하게 풍력발전기가 보였다.

계단을 계속 오르다보면 정자(하도정)가 하나 보인다. 정자 있는 곳이 안산 정상인것 같다. 멀리 조망할 수 있도록 망원경이 있었다. 두 아이들이 따라왔다면 서로 보겠다고 싸웠을 것 같다.

계단을 오르면서 찍은 사진..
정자에서 바라본 경치...

계단으로 내려가다보면 여기저기서 "삐빅" 하는 소리가 들려온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낚시대를 걷으라는 신호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둘레길 걸으면서 섬 하나가 눈에 뜨이게 보인다. 무슨 섬일까 궁금했는데 바닷가에 해녀섬이라고 푯말이 되어 있었다.

계단을 내려가면서 보는 경치도 멋있다.
해녀섬

명사의 해변에 도착해서 바다 소리를 들으며 사진을 찍었다. 소무의도 둘레길은 솔직히 위에서 보는 것보다는 바닷가에서 보는 경치가 더 나은 것 같다. 핸드폰으로 여기저기 사진 찍었는데 어느 아저씨가 계속 카메라에 잡힌다. 

바다소리가 너무 좋아 사진 찍으며 소리를 즐기고 있었는데 카메라에 잡혔던 아저씨가 어느새 다가와서 인사를 건냈다.

그러고는 "사진이 흐릿하죠?"라고 물어보시길래 살짝 맞장구 쳤다. 

명사의 해변...왼쪽 조그맣게 아저씨가 보인다~
낚시배

다시 출발해서 계단위로 올라섰다. 처음 안산올라갈 때의 계단보다는 훨씬 덜 가파르다.

길 중간중간에 텐트를 치고 캠핑 하시는 분들도 보이던데 장소가 애매한 것으로 보아 허락된 곳은 아닌 것 같다.

몽여해변쪽으로 가는 길
몽여해변으로 가는길

몽여해변에 도착했다. 몽여해변은 갈매기가 많이 보였다.

막내가 따라왔었더라면 새우깡부터 찾았을 것 같다.

시간이 지날수록 낚시배들이 많이 보였고 여기저기서 "삐빅"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몽여해변
오른쪽 아래...아까 그 아저씨...ㅎㅎ
데크길이 잘 되어 있다.

둘레길을 거의 다 돌았을때 즈음 길을 닭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닭을 풀어서 키운건지 덩치가 크고 특히 수컷으로 보이는 닭은 멋있었고 무서웠다.

쫄아서 사진을 못 찍은게 너무 아깝네......

길이 그 길밖에 없어서 닭들이 양쪽으로 살짝 갈라진 틈을 타서 조심조심 걸어갔다.

닭들이 커서 나한테 달려들었더라면 혼비백산했을 것이다.

 

둘레길을 다 걷고 밥 먹을곳을 찾았다.

9시 조금 넘은 이른 시각이어서 식당이 영업 시작 전일 줄 알았는데 주말이고 낚시 하시는 분 들 때문인건지 영업 하는 곳이 여럿 되었다.

그런데 내가 가려고 마음 먹었던 식당은 영업 전이었다. 땜리국수를 먹고 싶었는데.....

이름이 특이해서 먹어보고 싶었는데....다음 기회가 되면...아마도 가족 데리고 오게되면 그 때는 꼭 먹어봐야지...

 

다리를 건너 무의도로 와서 칼국수집을 갈까 하다가 저번처럼 2인분만 된다고 할 것 같았다.

한동안 길 한복판에 서서 밥 먹을 곳을 검색했다. 짬뽕 순두부 하는 곳이 눈에 뜨였다.

주차장으로 돌아가 짬뽕 순두부(영종도 거해짬뽕순두부) 집으로 차를 몰고 갔다.

 

배가 너무 고팠다.

얼른 빨간짬뽕순두부(하얀 짬뽕 순두부도 있었다.)를 시켰다.

처음에는 나밖에 손님이 없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손님이 계속 들어왔다.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그런데 밥을 같이 준다. 난 당연히 국수가 들어간 줄 알았는데 아니다. 순두부 찌개처럼 먹는 건데 국물이 짬뽕인 것인게지.....국물이 많이 짜지 않아 나는 국처럼 밥을 말아 맛있게 먹었다.

맛있게 먹은 짬뽕 순두부...아...근데...사진이...맛있게 안보여 ㅡㅡ;; 아 짜증...

집으로 돌아가면서 커피를 테이크아웃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다. 짬뽕은 짬뽕이라 입안이 텁텁했다.

아쉬운데로 사탕을 몇개 집어온 것이 있어 입안에 물고 오물오물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다.

 

토요일에 잠을 조금밖에 못 잤고 식곤증이 겹쳐서 돌아오는 내내 졸려서 혼났다.

 

3km 정도 걸었고 1시간 30분정도 걸었다. 빠르게 걸으면 1시간도 안걸릴 것 같은데 이번에는 천천히 느긋하게 걸었다.

 

집에 돌아오니 12시였는데 반팔을 입어도 될 정도로 기온이 올라갔다.

다음주는 슬슬 꽃구경할 때가 될 것 같다.

꽃이 만발한 곳을 알아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