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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3.03.25 - 팔당호반둘레길 1, 2코스

by leejacks 2023. 3. 25.

출발하기 전 막내 이불을 덮어 주려고 방에 갔는데 갑자기 눈 뜨고 자기 데려가라고 떼 쓰는 바람에 다음번에 데려간다고 달래놓고 출발했다. 아침일찍 아무것도 안 먹고 출발하는 거라 아이가 분명 배고파하고 멀미도 자주 하고 장시간 걷기만 하면 무척 지루해하고 짜증낼 것이 불 보듯 뻔해 좀 짧고 편한 코스를 잡아 데려가려고 한다.

 

차를 몰고 한 50분 넘게 운전해서 팔당물안개공원에 도착했다. 

네이버지도로 팔당호반 둘레길 1코스를 맞추어 놓고 걷기 시작했다. 네이버지도가 둘레길 걸을때에는 꽤 유용한 앱이 되고 내가 제대로 가는지 확인하는데 그만이고 나 같이 길치인 사람에게 필수앱이 된다.

팔당물안개공원

공원으로 진입하면 곧 있어 다리를 건너게 되는데 다리 건널때 보이는 뷰가 멋있어 한참을 서서 여러번 사진을 찍었다.

 

다리를 지나 본격적으로 둘레길을 걸었다. 둘레길을 걷다보면 주변으로 억세풀이 많이 보였다. 봄이라 다 말라 갈색으로 변했지만 늦은 가을에 가면  은빛으로 빛나는 멋진 경관을 연출할 것 같다.

억새풀이 많이 보인다.

또, 둘레길이 자전거/보도길과 산책길이 폭 하나 차이로 나뉘었다가 합쳐졌다 한다. 자전거/보도길쪽으로 가면 강을 보면서 걸을 수 있고 산책길로 가면 숲 길을 걷는 듯 하다. 걸은지 30분 정도였나....메타세콰이어 나무가 길 양옆으로 길게 서 있는 구간이 있다. 나무가 키가 작아 심은지 오래되어 보이지는 않는데 여름에 가면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줄 것 같다.

 

메타세콰이어 길을 벗어나 자전거/보도길로 강쪽 경치를 바라보며 사진도 찍고 한참을 걸었다. 

길게 늘어선 메타세콰이어

한동안 걷다보면 팔당물안개공원 2주차장을 만날 수 있는데 차박을 하는 차를 2대정도 보았다. 차박을 허용하는건지 안하는건지 잘 모르겠지만 허용한다면 한 번 쯤 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2주차장에서 좀 더 가면 자전거를 빌려주기도 하고 선인장이나 허브를 심어보는 체험을 하는 농원이 있다.

가족과 같이 간다면 2주차장으로 가서 아이들 놀게 해 주는데 적합할 것 같다. 

체험농원
자전거를 빌릴 수 있다.

1코스는 걷기 편하긴 한데 아스팔트 길이라서 한참을 걷다보니 발바닥이 아프다. 산을 끼고 있는 둘레길은 오르막때문에 허벅지가 아픈데 아스팔트길은 허벅지보다는 발바닥이 너무 아프다. 꼭 군대에서 행군하는 느낌이 들었다.

 

7.5~6킬로미터를 걸어 1코스 마지막인 검천2리 버스 정류장에 도착 했다. 길이가 길어 시간을 단축하려고 좀 빨리 걷는다고 걸었는데 그래도 약 1시간 40분 걸렸다.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언제 도착하는지 알려주는 정보판을 보니 그냥 버스타고 돌아가고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왕 돌기로 한 거니만큼 잠깐 쉬면서 땀을 닦고 난 후 버스정류장 맞은편으로 길을 건너 2코스로 진입했다.

1코스 종료 지점에 있는 버스 정류장

1코스에서 마주친 화장실은 총 3개 있었다. 1주차장, 2주차장 각각 하나 있고 지도상으로 보면 곡선 구간에 진입하여 걷다보면 화장실이 하나 더 있다. 2코스 진입하기 전에 화장실을 미리 가야 한다. 2코스는 산으로 가야 하기 때문에 화장실이 없다.

 

길 건너 마을 지나야 한다. 마을도 아스팔트 길이어서 발바닥 통증이 있다. 마을 주택이 일반 가정집이 아닌 전원주택처럼 보였다. 5~10분정 걷다보면 둘레길이 시작됨을 알리는 문을 지나 본격적으로 산(정암산)으로 올라가는 오르막이 보인다.

산은 아직 봄이라 푸르름이 없고 좀 단조롭게 이어지다가 정상에 다가갈 수록 군데군데 꽃이 보였다. 철죽인지 진달래인지 헷갈리긴 한데 분홍 꽃을 볼 수 있다.

2코스 시작

계속 오르막이 이어지고 계단을 올라가야 해서 땀이 비오듯 했다.

오르는 중간 배가 너무 고파 한달 전에 사 놓은 초코바를 꺼내 먹어 허기를 달랬다. 둘레길 걷기 시작하기로 마음 먹으면서 걷다가 배고플때 먹으려고 사 놓은 초코바를 이제사 먹는다.

1시간 정도 지나 마침내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오르면 비로소 강을 제대로 볼 수 있는 데크가 있다. 그 전까지는 나무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았다. 날씨가 좋았더라면 근사한 경치를 감상할 수 있을 터인데 중국에서 불어온 황사 여파때문인지 뿌옇게 보였다. 그러고보니 3월달은 토요일마다 맑은 하늘을 볼 수가 없었네......4월달은 괜찮아지겠지......

정암산 정상 막바지에 있는 오르막 계단.
정암산 정상
날씨가 맑았더라면...아쉽

하산하는데 30분정도 걸린 것 같은데 가다보면 낙엽이 많이 쌓여 길인지 아닌지 헷갈리게 했다.

 

비로소 2코스의 끝을 알리는 문을 지났다. 문을 지나자마자 정암산을 오르시려는 부부가 보였는데 남자분께서 등산하기 괜찮냐고 물어보셨다. 정암산은 등산하기 어렵지 않아 괜찮다고 말씀드렸다.

 

마을을 만났는데 그 마을도 전원주택으로 보이는 집이 몇몇 보였다. 마을따라 걷다보니 물안개공원 1주차장이 보였다. 길 건너기 전 배가 너무 고팠는데 마침 식당이 눈에 뜨였다.

출발하기 전날에 식당이 뭐가 있나 검색했다가 혼자 먹기에 괜찮을 곳이라고 생각했던 식당이었다.

"친구네밥집" 이었는데 식당간판은 맛있는집밥으로 되어있고 거기에 싸인펜으로 친구네밥집이라고 적혀있어 어느 명칭이 맞는 상호인지 헷갈리게 한다.

들어가기전에 점원에게 식사 가능한지..혼자 먹을 수 있는지 물어봤는데 가능하다고 했다.

그런데 메뉴판에는 전 메뉴가 2인이상 가능하다고 적혀있어 다시 물어봤다. 가능하냐고...그러니 점원분께서 당연한다는듯이 네~ 했다. 그래서 갈치조림을 시켰다. 며칠 전 부터 먹고 싶었어서 냉큼 시켰다. 보통 식당에 가면 갈치조림은 2인이상만 가능했었는데...ㅎㅎㅎ...그런데 그 다음 상황이 좀 웃겼다.

친구네밥집은 밥이 솥밥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점원이 솥밥을 가지고 오더니 반을 덜어 나한테 주었다. 나머지 반은 다른 밥 그릇에 옮기고 솥 누룽지는 내가 먹을 수 있게 나한테 주었다. 솥밥 자체가 2인분이었던 것이다!!! 괜히 미안해졌다. 번거롭게 한 것 같아서...갈치조림은 따뜻하게 먹을 수 있게 부르스타를 가져다 주어 끓이면서 먹었다. 갈치도 4~5토막 여유있게(?) 들어 있었다. 

배가 너무 고팠어서 정신없이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먹는내내 너무 번거롭게 한 것 같아 미안했다. 점원분이 다리를 다쳤는지 약간 절뚝거려 더 미안하네.....

밑반찬...반찬도 맛있다.
갈치조림
누룽지도 많이 나왔다...2인분이라서 그런지..ㅎㅎㅎ

맛있게 밥을 먹고나서 신발을 신었는데 발바닥 통증이 확 밀려왔다. 바로 옆 가게어서 커피를 사들고 차로 가서 등산화에서 운동화로 갈아 신고 집으로 향했다. 

돌아올때는 차가 중간중간 막혔다. 날이 따뜻해서 그랬는지 나들이 차량이 확 늘었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뚱해있는 막내 얼굴이 보였다.

다음주는 아이데리고 가봐야지...근데 재미없을터인데......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