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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3.05.19 - 안산자락길

by leejacks 2023. 5. 20.

이명 소리가 높아졌다. 참다참다 그냥 하루 쉬는게 나을 것 같아 금요일에 휴가를 냈다.

금요일 아침 가족들 출근, 등교하는 것을 보고난 후 둘레길이라도 걸을까 아니면 그냥 멍하니 집에서 푹 쉴까 고민하다 모처럼 낸 휴가인데 어디라도 가자하고 마음먹었다. 

갈 곳은 며칠 전 "슬기로운 캠핑생활" 유튜브에서 봤던 안산자락길로 정했다.

간단히 짐 챙겨서 지하철을 탔는데 3호선 갈아탈때 방향을 헷갈려서 탔다. 그래서 20분 정도 더 걸려 독립문역에 도착했다.

 

길치답게 방향을 어디로 갈지 서대문형무소 앞에서 헷갈려 다른 방향으로 가다가 아닌 것 같아 핸드폰으로 유튜브 컨텐츠를 보고 나서야 제대로 방향을 잡았다. 컨텐츠 내용대로 조금 올라가다 보니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이 보였다. 나중에 아이들과 같이 방문해 봐야겠다.

계속해서 길을 따라 올라가면 한성과학고가 나오고 첫 번째 자락길 입구가 아닌 두번째 입구부터 길을 시작했다. 그런데 또 헷갈린다. 입구에서 오른쪽으로 가야할지 왼쪽으로 가야할지 헷갈려 다시 유튜브를 봤다. 헷갈릴만도 하다. 왜냐하면 오른쪽이 약간 오르막 경사여서 그리로 올라가야할 것 같이 보이는 것이 그 이유다. 

왼쪽으로 방향을 잡고 길을 따라 걸었다. 그러다가 또 한 번 헷갈렸는데 ㅡㅡ;; 화장실 기준 오른쪽 오르막으로 가야할지 아니면 왼쪽 방향으로 가야할지 헷갈렸다. 다시 컨텐츠를 봐서 오른쪽임을 확인하고 발길을 재촉했다.

첫번째 화장실을 만나면 오른쪽 위로 올라가야 한다.

본격적으로 자락길이 시작되었는데 나무 데크길이 잘 되어있어서 걷기도 편하고 나무가 울창해서 그늘을 잘 만들어 주었다. 날씨가 5월이지만 기온이 많이 올라가고 햇빛도 따가워서 그늘이 반갑다. 유튜버의 안내대로 좀 불편하거나 가기 어려운 길은 나무데크가 잘 되어 있고 흙길이 나와도 평평한 길이 대부분이었다.

나무데크길이 잘 되어 있다.
흙길도 평평하여 걷기 편하다.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갈수록 경치가 멋있어 진다.  중간즈음 전망대가 있어 올라가 봤는데 전경이 탁 트여 더운 여름 야간에 와서 반짝이는 불빛을 감상하며 더위를 식히기 딱 좋아 보였다. 길도 좋아 야간에 올라가도 문제 없어 보인다.

약간 연무가 있긴 했지만 공기가 깨끗해 멀리까지 경치가 보여 더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중간중간 운동기구가 놓여있어 이곳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었다.

중간 전망대에서 본 경치

첫번째 정자인 능안정을 지나 길을 걷다보면 다시 갈림길이 나온다. 봉수대를 올라가는 코스와 평평한 데크길을 가는 곳으로 나뉜다. 봉수대쪽으로 방향을 잡고 올라갔는데 산 정상답게 오르막과 바위코스를 지나야 했다.

첫번째 바위를 오르고 나서 보니 첫번째 바위는 그냥 맛보기였고 더 큰 바위를 올라야 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반대편으로 등산하신 분들이 무리를 지어 내려오고 있어 잠시 길을 비켜 서 있어야 했다.

봉수대 쪽으로 올라가는 길(첫번째 바위길)
첫번째 바위위로 올라서면 보이는 커다란(?) 바위...

봉수대 올라가는 길목에 전망대가 있어 그리로 잠깐 가서 경치를 구경했는데 정말 멋있었다. 예전 인왕산이나 북악산에서 보던 것과는 또다른 느낌이었다. 그 때 공기가 안좋아서 별로였을 것 같기도 하다.

봉수대 쪽으로 올라가는 건 보기보다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굵은 모래가 중간중간 있어 미끄러지지 않게 주위를 해야 한다. 그런데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은 내려가는게 그리 쉽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 같다. 앞 전망이 탁 트여 있기도 하고 밑을 내려다보면 좀 아찔한 느낌이 들 것 같다.

봉수대에 올라서니 올라가면서 보던 전망과는 또다른 상쾌함이 느껴진다. 유튜브 컨텐츠 내용처럼 아래를 내려다보니 서대문형무소의 특이한 건물배치도 확인할 수 있었다. 전경을 보면 남산타워는 물론 저 멀리 롯데몰도 보였다.

봉수대 올라가는 길목 전망대에서 본 경치
봉수대 올라가는 길목에서 본 경치
봉수대
봉수대 위에서 내려다 본 서대문 형무소
봉수대에서 본 경치(아마 인왕산일 것 같다.)
봉수대에서 본 경치

봉수대 지나 이제는 밑으로 계속 내려간다.

 

무악정이 나오고 무악정을 바라본 상태에서 오른쪽으로 내려간다. 여기도 어느쪽으로 가야할지 애매해서 유튜브를 봤는데 LTE가 안 잡혀 영상이 플레이 되지 않았다. 그런데 와이파이는 잡힌다. 

가는길은 나무가 울창하게 있어 무척 시원하다. 특히 메타세콰이어 가기전 길은 나무가 마치 그늘을 일부러 만들어 주려는 것처럼 길쪽으로 가지가 뻗어있어 따가운 햇빛을 차단해 준다.

좀 더 길을 가면 왼쪽으로 곧게 뻗은 나무가 운집해 있다. 그 아래로 해먹이 있어 자리가 있으면 누워볼까 했지만 자리가 없어 사진을 찍고 그냥 가던 길을 재촉했다. 사진 찍으로 나무 위쪽으로 올려다 보면 살짝살짝 보이는 햇빛과 나뭇잎이 어우러져 싱그러움을 느끼게 해 준다.

더 아래로 길을  따라 내려갔다. 한 번 더 갈림길이 나와 유튜브를 확인했다. 아래로 내려가면 메타세콰이어 길이 나온다. 구간은 좀 짧지만 그래도 나무가 커서 더 멋지게 보인다.

길쪽으로 나무가지가 뻗어있어 그늘을 만들어준다.
쭉쭉뻗은 나무
메타세콰이어 길

길이 거의 다 끝나가니 슬슬 배고파 졌다.

 

안산을 다 내려와 마지막으로 홍제천 인공폭포를 보기위해 길을 잡았다. 길을 따라 내려가다보면 중국집이 보여 먹을까 말까 고민하다 인공폭포를 먼저 보고 싶어 참았다. 그런데...이때 먹을것을 ....나중에 후회했다. 

내리막으로 내려가다보면 왼쪽에 서대문구청에 사람들이 줄서있어 무슨 줄일까 궁금했는데 언뜻 구내식당이라는 푯말이 보였다. 구청 구내식당인 것 같은데 일반사람들에게도 개방하나보다.(인터넷 조회해보니 12시30~1시30분까지 이용 가능)

 

도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아 다리를 지나가면 드디어 폭포가 보였다.

맨날 내부순환로 지나가다가 꼭대기만 조금 보였는었데 전체를 보니 생각보다 규모가 컸다.

오후가 되어 제법 날씨가 더웠는데 폭포를 보고있노라니 시원하게 느껴졌다.

홍제천 인공폭포
홍제천 인공폭포

이제 점심을 먹으려 두리번 거렸다. 그런데 마땅한 음식점이 보이지를 않는다. 남원추어탕집이 보였는데 땡기지 않았고 고기집은 부담스러웠다. 내려왔을때 본 중국집을 가고는 싶은데 경사가 가파른 오르막이라 슬슬 다리가 아파 가기는 싫고...고민고민하다 길 건너 보이는 별빛마라탕집을 갔다. 마라탕을 즐겨 먹지는 않지만 왠지 톡쏘는 맛을 느끼고 싶었다.

식당이 2층에 위치해 있어 문을 열고 들어가 봤는데 마라탕집이라기보다 호프집, 와인바같은 느낌이 들었다.

자리 잡고 앉아 마라탕을 시켰다. 물이 따라 마셨는데 물에 뭔가 떠 있어 물어보니 그냥 물이 아니라 레몬물이라고 하셨다.

음식이 나왔다. 마라탕 위에 약간 갈색액이 있어 치즈를 녹인 것 같아 무슨 마라탕에 치즈를 넣었나 하고 속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맛을 보니 탕콩즙(?)이다. 고소해서 마라탕의 톡한 맛을 살짝 중화시켜준다. 마라탕을 즐겨 먹지 않으니 맛집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맛있게 잘 먹었다.

맛있게 먹은 마라탕

이번 둘레길은 단조롭지 않은 경치를 즐긴 것 같아 아주 좋았다. 걷기에 그리 힘들지 않아 다음번 가족들 둘레길 걸을때 가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