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가 이세돌님을 이겼을때 진심으로 쇼킹했다.
바둑을 잘 모르지만 돌 하나를 놓았을때마다 경우의 수가 엄청나다는 것은 알고 있어서 그 찰나의 시간에 대응을 하는 알파고를 보며 경이로움을 느꼈다.
몇 년이 흘러 챗GPT가 나와고 직접 사용해 보았을때에는 경계심이 들기 시작했다.
질문을 애매모호하고 정보를 많이 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가 얻고자 하는 대답에 거의 근접했다.
그런데 거짓말(잘못된 정보)도 많다. 사전 정보를 알고 있지 못했다면 구분하기 어렸웠을 정도로 교묘하게 내용을 섞었다.
(예를들어 걸리버 여행기에 대한 내용을 요약해달라고 질문을 하였을때 여행기는 맞지만 소설 내용과 동떨어진 내용이 나왔다. 몇 번을 재질문을 하고 나서야 챗GPT는 정보에 오류가 있음을 시인했다. 그래서 그 다음부터 챗GPT를 사용할때 는 답변내용을 기존 검색엔진으로 검색하여 확인하였다.)
답변에 오류가 있음에도 챗GPT는 앞으로 사람의 생활패턴을 상당히 많이 바꾸어 놓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고 지금도 직간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앞으로도 챗GPT와 우후죽순 늘어난 AI 덕분에 우리들은 다양한 방면에 정보를 손쉽고 빠르게 얻고 재생산하는데 커다란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데 이런 수많은 정보를 손쉽게 얻고 핸들링할 수 있는게 무조건 좋은 것인지는 선뜻 동의하기가 어렵다.
다양한 정보를 즉각적으로 얻는것은 즉시성이 있지만 반면에 왜곡된 정보를 걸러낼 수 없다는게 문제라고 생각한다. 최근들어 한 번 잘 못나간 정보는 되돌리기가 힘든 경우를 많이본다. 챗GPT가 아니더라도 유튜브에 "~ 카더라" 정보가 떠돌면 의외로 사람들은 진심으로 믿고 당사자가 아무리 아니라고 항변을 해도 "~카더라" 정보가 더 옳다고 믿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예전에는 유명인의 소문이 타겟이 되었지만 유튜브나 다른 SNS때문에 일반인들도 타겟이 되어버렸다.
또, 몇 십여년 전에는 소규모 일부 집단에서 낄낄대고 사라질 것이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낄낄대고 재생산되고 박제화된다.
그래서 이런 시스템들이 즐거운 소통과 관계맺기 보다는 감시시스템이나 커다란 가십 유통시스템 변질되고 있는 것 같다.
그렇다고 누군가가 개입해서 승인을 받는다는 것도 싫다. 사전검열이잖아. 그리고 그 승인을 내리는 사람이 편견을 가지고 있지 않다 하더라도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기준을 모든 사람이 납득할 수 없을 것이다. 불가능하지.
시일이 지나가고 몇 번의 커다란 사건을 겪고 나면 아마 이런 정보를 다루고 소통하는 것에 있어서 상호간의 암묵적인 룰이생기겠지만 그 룰이 정착되기도 전에 또 다른 변화가 나타나고 수많은 혼란을 겪을 것 같다.
정보화로 따라가기 벅찰 지경이었는데 AI가 가세하여 속도는 물론 예측하기 힘든 시절이 올 것 같다.
웃긴건 과학자가 증명하거나 전문가가 판단을 하면 옛날에는 수긍하였는데 현대들어서 정보가 흘러넘침에도 불구하고 잘 못된 정보에 필받으면 옳은 정보를 안 믿는다. 혹하긴 혹한다. 말 잘하는 유튜버들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믿고 있는 사실이 정말 맞는지 헷갈린다.
넥서스를 읽으면서 사피엔스 읽을 때처럼 내용의 흐름을 따라가다가 놓치기를 여러번 했지만 덕분에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제목 : 넥서스
지은이 : 유발하라리
옮긴이 : 김명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