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필 여행 출발하기 전날 직장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늦게 들어왔고 녹초가 되어서
준비도 제대로 못하고 좀 짜증난 상태로 출발했다.
어김없이 막히는 구간을 지나 오랜만에 고속도로를 달리기 시작하니 좀 나아졌다.
춘천고속도로였던 것 같은데 중간에 정체되는 구간이 있었다.
두 차선 다 막혔는데 마침 갓길이 운행 가능하다는 표시가 떠서 그리로 가려고 차선
변경을 했다. 그런데 분명 그 길로 오는 차가 보이지 않았는데 어느새 나타나 속도를
무지 내고 있어 급하게 핸들을 꺽어 피해다. 그 차는 급정거를 했고 창문을 열더니
욕을 해댔다.
뭐...내가 잘 못 한 부분이 더 커 뭐라 대꾸는 못하고 미안하다는 의사 표시로 손만
올렸다.
한참을 달려 강원도에 진입하면서 오랜만에 푸른 바다를 보니 마음이 차분해진다.
전날 날씨가 무척 안좋았는데 여행 당일날부터 내내 날씨가 좋아 움직이기도 편했고 강원도
경치를 오롯히 감상할 수 있었다.
삼척 쏠비치에 도착해서 체크인 했는데 방에 들어갈 수 있는 시간이 4시 넘어서란다.
점심때라서 밥부터 먹었다.
예전 삼척 여행 갔을때 갔었던 삼고정문으로 다시 가서 이번엔 생선구이를 시켜서 밥을 먹었다.
아이들은 여전히 잘 안 먹으려 버팅겨서 실갱이를 좀 해야했다.
점심먹고 나서 바로 삼척 장미공원으로 향했다. 장미축제를 한다고 인터넷 기사를 봐서 가
보았는데 시기를 놓친 건지 장미들이 시들어 있어서 실망했다. 오히려 다음에 갔던 이사부사자공원
에 있는 꽃들이 더 화려했다.
이사부 사자공원은 저번 여행때에는 "뭐 별거 있겠어" 하는 생각으로 안 올라갔었는데 올라가보니 경치도
너무 좋고 아이들 사진찍어줄만한 스팟이 많다. 군데군데 놀이터도 있어 막내가 무척 신나했다.
그리고, 나무데크가 추암 촛대바위 있는 곳까지 연결이 되어서 아름다운 경치 감상하면서 운동겸 걷는것도 좋다.
사자공원 구경한 다음 바로 앞 바닷가에서 돗자리 깔아놓고 쉬웠다. 아이들은 모래놀이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중 바닷가에 있던 어느 아이가 물고기를 잡았다고 좋아했다. 속으로 죽은 물고기 잡았나 했는데
어른들이 뛰기 시작했다. 그때까지만해도 나는 시큰둥하고 있는데 궁금한 와이프가 그쪽으로 갔는데
큰 웃음소리를 내더니 나한테 뛰어왔다. 멸치를 잡았다!!!
뭐지?!?...하고 가봤더니 파도가 한 번 치고 나면 그 자리에 멸치들이 퍼덕이고 있었다.
나는 헛웃음이 나왔고 큰애는 이제는 징그러운지 만지기 싫어 했고 막내는 아주 신나서 바닷가 여기저기를
뛰어 다니며 우리한테 올때마다 두 손 가득히 멸치들을 잡아왔다.
어떻게 할 줄을 몰라 나중에 놔주기는 했지만 아이들한테 특별한 경험이 된 것 같다. 물론 영문도
모르고 잡힌 멸치들이 불쌍하긴 하지만......
저녁에는 큰 맘먹고 대게를 먹으러 갔다. 인터넷 검색해봐서 많이들 갔다는 보스대게를 가기로 했다.
빈자리가 없을정도로 사람이 많았지만 우리는 창가 끝으로 가서 앉아 사람들과 별로 마주칠 일은 없었다.
나중에 라면까지 먹고나니 배가 빵빵해져서 기분이 좋았고 아이들은 연신 다음에도 또 먹자고 졸라댔지만
가격이 가격인지라 그러자고 통크게 이야기할 수는 없었다.
보스대게까지 걸어갔는데 쏠비치에서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가면 그리 멀지 않고 오히려 바닷가 경치를 구경하면서
갈 수 있어 걸어가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에는 소화를 더 시킬겸 쏠비치 광장을 산책하고 나서 숙소로 돌아와 잠이 들었다.
예전같으면 가족들은 모두 잠이 들고 홀로 술 홀짝이며 즐기려 했는데 나이들어 그런건지 힘들어서
TV 조금 보다가 잠들고 말았다.
다음날 아침을 대충 먹고 이사부사자공원 앞 주차장에 차를 대고 나무데크를 따라서 추암 촛대바위로 갔다.
커피숖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출렁다리를 건너보고 추암 촛대바위에서 아이들 사진을 찍어 주었다.
점심은 와이프가 감자옹심이를 먹고 싶어해서 삼척 중앙시장 2층 칼국수집에서 옹심이하고 아이들은 고기덮밥
같은 시켜서 먹었다. 난 맛있게 먹었는데 와이프는 뭔가 탐탁치 않은 듯 했다.
바로 옆에 노브랜드 마켓이 있어 물하고 간식을 좀 샀다.
숙소로 돌아와서 수영복으로 갈아입은다음에 쏠비치 프라이빗 해수욕장 말고 옆으로 가서 그늘막 텐트 치고
한동안 놀았다. 아이들에게 물이 아직은 차가워서 그러니 몸을 완전히 적시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다.
하지만 신나게 놀라고 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아이 모두 완전히 몸을 적셨고 막내는 마스크까지 젖어
혼낼 수 밖에 없었다.
어제처럼 멸치가 나올까 싶어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없었고 혹시나 싶어 어제 갔었던 이사부사자공원앞
해변도 둘러보았는데 전혀 보이지 않아 특히 막내가 아쉬워 했다. 어제만 있었던 현상이었나보다.
저녁에는 회를 먹기로 하고 삼척 활어회센터로 가서 광어, 우럭하고 오징어 두마리까지 해서 5만원 주고
샀다. 바로 근처에서 야채를 사왔는데 숙소 돌아와서 보니 깻잎이 앞에 한두장만 상태가 괜찮고 나머지는
검게 변해 있어 짜증이 확 났다. 와이프는 초장도 맛없다고 투덜댔다. 결국 숙소 마트에서 야채는 다시 샀다.
회는 풍족해서 배부르게 먹었다. 오징어는 너무 배불러 매운탕에 집어넣었다.
소화가 안되어 와이프랑 숙소주변 여기저기를 산책하고 티비를 좀 본 다음 잠들었다.
여행 마지막날 길이 막힐 것 같아 어제 남은 매운탕에 밥먹고 후다닥 씻고 숙소 정리한 다음에 체크아웃하고
집으로 출발했다.
다음날도 쉬는 날이었다면 강릉에 커피거리라도 들르고 싶건만 그렇지 못하고 바로 출발했다.
이번 여행은 멸치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기온이 올라가서 그런지 마스크가 더 답답하다.
얼른 코로나가 끝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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