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빛이 연일 내리쬐고 있어 나무가 울창해 그늘이 져 있는 산으로 가기로 마음먹었다. 그래도 무척 더울테니 느긋하게 갈 만한 산을 고른 곳이 감악산인데 잘 못 생각했다. 블로그 글들을 보면 초보가 갈만한 산이라 많이 소개가 되어 있었는데 차 몰고 근처 진입하면서 느낀 건 땀 많이 뺄 것 같은 직감이었다. 산은 산이야....쉽지 않아...
7시10분정도에 감악산출렁다리 제1주차장에 도착했다.
산에서 먹을 물이 좀 부족할 것 같아 근처 편의점에서 포카리스웨트하고 초코바를 하나 산 후 화장실 옆 바로 보이는 출렁다리 입구 계단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는데 몸도 무거운 것 같고 왜 이리 계단 오르기 힘든것인지......계단도 많아 초반부터 힘이 너무 들었다.
내려올때에는 다른 곳으로 내려왔는데 그 쪽은 계단이 많지 않아 내려가기 힘들지 않았다. 혹시 다른 분 가시려면 1주차장 근처 출렁다리 입구가 아닌 CU편의점쪽 방향 아래로 내려가다보면 만남의 광장 건물이 있는데 그쪽으로 올라가면 훨씬 더 수월할 거에요.
계단을 조금 걸으면 출렁다리가 바로 나온다. 밑을 내려다 보면 아찔해져서 되도록 아래 쳐다보지 않고 맞은편 도착지점을 보고 걸었다. 이놈의 고소공포증은 참......맞은편을 쳐다보니 구름사이로 햇빛이 비추는게 왠지 영험한 기운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운계폭포를 지나 좀 더 올라가면 절이 나오고 본격적으로 등반을 시작했는데 돌이 너무 많다. 돌길이 계속 이어지니 울퉁불퉁해서 걷기가 배로 힘들고 밟는데를 주의하면서 올라가다보니 속도도 나지 않아 답답하기도 했고 땀도 비오듯 흘러내렸다. 땀닦는 수건도 안가져왔다. 그리고, 날파리는 왜이리 꼬이는지...쫓아내느라 팔을 휘두르다 보니 더~~ 힘이 들었다. 정신없기도 했고...
올라가다 멈추어 쉬기를 반복했다.
헉헉대며 올라가다 보면 계단이 정상 얼마 남겨두지 않고 계단이 보였다. 산 오르면서 계단이 반갑긴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정상 바로 전 정자가 있었는데 그 정자에서 내려다본 경치가 기가막혔다.
마져 올라가서 드디어 정상석을 보았다.
헉헉대며 주위를 둘러보았는데 어떤 꼬마애가 아버지랑 먼저 올라와 있는 모습을 보았다. 기특하기도 하고 힘든 모습을 전혀 볼 수가 없어 놀랍기도 했다. 또, 바로 옆 바위 위에 고양이 세마리가 한가롭게 있는 모습을 보니 숨가쁜게 진정되었다.
사진도 찍고 좀 쉰 다음 하산 시작...
그 다음 코스인 임꺽정봉으로 갔는데 거기도 경치가 기가막혔다. 장군봉쪽으로 가는 계단으로 내려가다보면 장군봉 반대쪽으로 내려가볼 수 있는데 전망대를 해 놓아서 그곳에서도 경치를 감상했다. 좀 무섭긴 하다. ㅎㅎ
장군봉으로 향했는데 조금 난관이 있었다. 바로 옆은 낭떠러지인데 길이 아닌 것처럼 보여 주저주저 했다. 딴 곳은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가긴 했는데 다행히 길이 이어져 있었다. 하지만, 바로 옆이 낭떠러지라 바짝 긴장하면서 길을 갔다.
장군봉에서 사진 찍고 난 후 계단을 따라 내려갔다.
여기서부터 문제가...하아.....
분명 표지판을 보고 출렁다리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는데 길을 잘 못 들었는지 험한 바위를 넘어가야 했다. 길이 아닌 것 같은데 등산동호회에서 묶어놓은 리본이 있어 믿고 완전 네발로 기어 바위를 내려가서 바위를 내려섰는데 바로옆에 뱀 한마리가 있어 혼비백산했다. 정신차리가 길을따라 갔는데 막다른길이 나와 완전 당황해서 어디로 가야하나 막막했다.
네이버지도도 애매해서 길을 찾을 수 없었고 곰곰히 생각하며 걷다가 굵은 자갈을 밟아 크게 엉덩방아를 찧었다.
갈림길을 다시 가보는수밖에 없어 그 험한 바위를 엉금엉금 기어갔다. 그런데 맞은편에서 어떤 아저씨가 성큼성큼 걸어오셨다. 어찌나 반가운지...... 그런데 그 아저씨는 내가 갔다가 돌아왔던 바위쪽으로 가려고 하셔서 ...의아해 "그쪽으로 가는게 맞아요?"하고 물어봤는데 시큰둥하게 "맞지 않나요?"하고는 바위를 재빠르게 가셔서 나도 얼른 쫓아갔다. 그런데 너무 빠르셔서 따라가기가 너무 힘들었다. 정말 사력을 다해 쫓아갔다. 그 아저씨가 아까 내가 갔다가 돌아왔던 거의 막다른 길에 다다른 후 아래로 내려가셔서 나도 쫓아갔는데 저 멀리 있는 아저씨는 곧 있어 보이지 않았다.
정말 난감하긴 했지만 어쨌든 그 쪽 방향이 맞을 것 같아 안보이는 길을 어찌어찌 해서 걸어가는데 낙엽때문에 발이 푹푹빠지고 넘어지지 않으려 붙잡는 나무가지는 썩은 나무가지라 잡는 족족 부러져 넘어질 뻔 한 적이 여러번이었다.
그렇게 헉헉대며 내려가다보니 천만다행으로 눈에 익숙한 돌길이 보였다.
지금까지 헤매고 내려왔던 길이 등산길이 맞았던 것 같기는 하다. 하지만, 험하고 위험해서 이제는 안다니는 길이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쨌든, 익숙한 길이 나와 반갑긴 했지만 돌길을 걸을려나 한숨부터 나왔다. 그래도 어쩌냐...내려가야지. 힘도 다 빠져 터덜터덜 내려가다가 발이 접질리기를 여러번......절이 나오고 아스팔트 길을 지나 아찔한 출렁다리를 건너 만남의 광장 빌딩으로 내려와 땀으로 뒤범벅이 되다 못해 끈적끈적한 얼굴과 손을 수돗가에서 씻었다. 정말 힘들었다.
길만 잃지 않았어도 할만한 등산이었는데 엄청 험한 길을 헤매어서 완전 너무 진이 빠졌다.
벤치에 앉아 숨 고르고 바로 보이는 식당으로 들어갔다. 주시는 물이 너무 시원해 연거푸 두 잔을 마셨다.
콩국수를 주문해서 먹었는데 국수도 맛있었지만 밑반찬이 너무 맛있어 허겁지겁 먹었다. 주인 아주머니가 완전 지쳐 국수 먹는 내가 안쓰러웠던건지 힐끗힐끗 쳐다봐서 쪼금 민망스러웠다.
내가 들어간 가게는 두부전골이 주력인 것 같다.
주차장에서 땀으로 축축한 웃옷을 갈아 입고 집으로 돌아갔다.
아...당분간 산은 안가야지...ㅎㅎ
감악산은 정상에서 바라보는 경치는 너무 멋있지만 좀 더 안내 표지판이 잘 되어 있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날파리....다음 산에 갈때는 모기기피제 같은 걸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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