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으로 세미나가 있어 하룻밤 숙박을 했다. 세미나 마치고 잠을 자는데 온도가 안맞아서 여러번 깼다. 한 번은 너무 더워 온 몸에 땀이 나서 깨고 한 번은 에어컨 바람에 한기를 느껴 깨고 또, 화장실 가려고 깨고 ...그러다보니 아침이 되었다. 에어컨은 계속 틀어놨는데 왜 온도가 일정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네....
9시쯤 일어나 아침을 먹으러 식당으로 향했다. 내심 해장국이 나오기를 기대 했지만 조식 뷔페여서 실망했다.
뷔페는 왔다갔다 하기도 귀찮고 먹을게 그리 마땅치 않아 나이들어가면서 별로 안좋아하게 되었다.
식사 마치고 같이 묵었던 다른 직장분들과 인사를 하고 차안에 앉아 바로 집으로 갈건지 구곡폭포로 가서 좀 걸을지 고민했다. 비온뒤라 세찬 폭포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반대로 기온이 올라가서 덥고 습도가 올라 걷기 짜증날 것 같기도 해서 망설여졌다. 결국 가기로 마음먹고 차를 몰았다.
가는 중간에 경치가 좋은 곳에 있어 차를 잠시 주차했다. 주차한 곳이 팔봉산관광지 였는데 앞에 홍천강이 흐르고 있어 강가로 내려가 물 흐르는 소리를 들으며 멍하니 경치를 즐겼다.
다시 차를 몰아 구곡폭포로 향하는 도중 잠깐 시선이 아래로 향했는데 다리에 좀 큰 거미가 붙어 있어 소스라치게 놀랬다. 운전중이라 얼른 다시 시선을 전망으로 하고 다른 발로 다리에 붙어있는 거미쪽으로 연신 발길질을 했다.
조금 더 가다가 공터가 보여 차를 멈춘다음 거미가 있는지 살펴 보았는데 차 바닥에 거미 다리로 보이는 잔해만 몇개 보여 매트를 꺼내 털어냈다.
놀란 가슴을 진정시키고 내비 안내에 따라 꼬불꼬불한 길을 계속 가다보니 구곡폭포 주차장이 나왔다.
주차비 2,000원,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입장료만큼 지역상품권으로 주셔서 나중에 트레킹을 마치고 그 상품권으로 커피를 마셨다.
몇 년전에 구곡폭포를 팀원분들과 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와는 사뭇 다르게 여러 편의시설이 들어섰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개울물을 볼 수 가 있었는데 목요일까지 비가 많이 온 후라 제법 세차게 물이 흘러내려가고 있었다.
폭포까지는 많이 멀지 않아 쉬지 않고 걸으면 20~30분 정도면 도착하지만 가는 중간중간 사진 찍느라 여러번 멈추어 사진을 찍었다. 폭포쪽 왼쪽으로 개울물 반대편은 그늘이 항상 져 있는건지 온통 파랗게 이끼가 끼어 있어 뭔가 신비로운 느낌마져 든다.
폭포를 보기 위해서는 가파른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계단 맨 꼭대기에 가까워질수록 떨어지는 물소리가 크게 들렸다.
마침내 꼭대기에 다다라 시원하게 쏟아지는 폭포를 바라보며 계단오르느라 가빠진 숨을 고르고 핸드폰으로 사진도 찍었다. 입구쪽보다 조금 위쪽으로 올라와서 그런건지 바람이 약간 더 시원하게 느껴졌다.
폭포 계단을 내려와 팻말을 따라 문배마을 쪽으로 올라가기 시작했다. 길이 너무 잘 되어 있어 가파르긴 했지만 초반에는 편히 갔는데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계속 이어지는 경사길을 따라가려니 너무 힘이 들었다. 문배마을이 6.25 전쟁이 일어난 줄도 모르는 외진 곳이라고 들었는데 초반에는 갸우뚱 했다가 나중에는 헉헉대며 납득이 되었다. 길을 잘 닦어 놓아서 그렇지 안그랬으면 꽤 험한 산길이었을 것 같다.
마침내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서 문배마을로 내려갈 것인가 말 것인가 망설였다. 배가 너무 고파 밥을 먹기 위해서는 문배마을 안에 있는 식당으로 가야 했지만 다시 올라오기가 힘들 것 같아서였다.
요기는 해야 했어서 터덜터덜 내려갔다.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생태공원이 있다는 표지판이 보였지만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어서 더 들어가지는 않고 적당한 식당을 골라 들어갔다.
산채비빔밥을 주문해 먹었다. 기본 찬도 맛있었고 같이 나온 된장찌게도 살짝 매콤하니 맛있어서 게 눈 감추듯이 먹어치웠다. 배에 먹을 것이 들어가니 좀 살 것 같았다.
에어컨을 안틀었는데 식당안은 제법 시원했다. 밥을 거의 다 먹은 상태에서 이리저리 둘러보았는데 다들 맨발이었다. 알고보니 신발을 벗고 들어오는 식당이었어서.....실례를 범하고 말았다.
나가면서 주인께 죄송하다고 사과를 했다. 다른 손님이 들어오면서 주문을 했는데 감자전을 주문하셨는데 주문하자마자 주방에서는 감자를 강판에 갈기 시작했다. 한 두팀 주문이면 괜찮겠지만 여러팀이면 어떻게 주문을 소화하시려고 그러시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믹서기보다 강판에 간 감자전이 더 맛있긴 하지만 너무 힘들지......
주문할까 생각도 했지만 막걸리랑 같이 먹고 싶은데 그러지는 못해서 참았다.
내려갈때는 계속 내리막이고 길이 잘 되어 있어 어렵지 않게 내려왔다.
구곡폭포는 가족과 같이 가기 좋다. 문배마을은....움...등산은 하고 싶고 힘이 드는데 안전한 길을 원한다면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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