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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3.10.19 - 한양도성길 3코스(남산)

by leejacks 2023. 10. 19.

다른 사람 안쉴때 쉬는 날이다. 그래서 이동시간이 좀 걸리는 충북 괴산 산막이옛길(슬기로운캠핑생활에서 소개)을 가려고 했지만 일어나서 아이들 학교 보내고 난 후 내비를 확인하였는데 3시간이 넘게 걸리는 것으로 나왔다. 돌아올때도 비슷한 시간이 나올 것 같아서 포기를 했다. 6시간동안 운전하는건 사양이다. 2시간정도면 움직이려고 했지만......

 

플랜B는 생각하지 않아서 쇼파에 누워 TV를 보다가 아무데나 가보자 한곳이 한양도성길 남산구간이었다.

 

대충 짐을 챙기고 지하철을 타고 동대문운동장역에서 내려 8번출구 나오면 바로 앞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고 금방 도착한 420번 버스로 갈아탔다. 버스로는 2정거장밖에 걸리지 않는다.

국립극장.반얀트리호텔에서 내려 어디로 올라가야 하나 두리번두리번 길을 찾았다. 어렵지 않게 팻말을 찾았는데 목이 너무 말라 물을 좀 사려고 국립극장 주차장 쪽으로 걸어가서 편의점을 찾았다. 다행히, 화장실 옆 조그마한 편의점을 찾아서 물 한통 사고 화장실도 들른 후에 본격적으로 걷기 시작했다.

그런데, 아스팔트 길을 지나 한양도성길 시작하는 산쪽으로 올라가는 길이 정비공사(10월 말까지 공사예정)로 막혀 있었다. 김샜다. 

우회로를 이용하라고 되어 있는데 안내는 되어있지 않아서 어떻게 할지 고민했다. 오던길로 조금 내려가 남산둘레길을 걸을까 아니면 그냥 가던길로 가면 남산타워쪽으로 올라갈 것 같은데 발 아픈 아스팔트 길이지만 계속 이어갈까 하고 이리저리 재다가 그냥 가던길을 계속 올라갔다.

오르막길을 올라가다가 팻말을 보았는데 남산체육회(남산타워로 가는길임을 알리는 팻말도 밑에 있었다.)로 올라가는 길임을 알리는 팻말이었다. 멈춰서서 네이버 지도를 살펴보니 한양도성길과 이어질 것 같았다. 그래서, 남산체육회쪽으로 올라갔는데 운동기구가 많이 있는 비닐하우스 처럼 된 곳이 있었다. 좀 더 위로 올라가면 가정집이 보였는데 가정집이 아니라 남산산악회 건물이었다. 건물이 오래되어서 그런지 좀 으스스한...느낌도 들었다. 오른쪽으로 오르막길이 보여 길을 따라 걷다보면 나무데크가 나오고 한양도성길임을 알리는 팻말도 볼 수 있다. 

남산체육회,남산산악회로 올라가는 길
남산산악회 건물...왠지 으스스...
건물 오른쪽으로 올라가다보면 계단이 나오고
한양도성길과 합류

걷기 편하게 정비가 잘 되어 있었고 길은 야자수매트가 깔려 있다. 

본격적인 가을철로 접어들어 울긋불긋 물들기 시작한 나무들을 보며 걸으니 약간의 오르막내리막이 있지만 많이 힘들지 않았다. 중간중간 전망대에서 인왕산이라든지 시내전경을 볼 수 있었다. 날씨가 뿌옇지 않았더라면 경치가 훨씬 더 좋았을텐데 아침과 낮 기온차이때문에 그랬는지 연무가 오후가 되어도 가시질 않았다.

중간중간 전망대..
걷기 야자수매트가 깔려 있다.

산길 구간이 끝나고 다시 아스팔트길이 나왔고 남산타워를 향해 경사가 좀 가파른 곳으로 오르고 있었는데 마주치는 사람들 대부분이 외국인이었다. 여행사에서 그렇게 코스를 짠건지...적당히 등산하고 근처 식당가고 바로 명동이나 남대문시장 가는 그런 코스일 것 같다.

다시 아스팔트길 합류
가을이네~~
날씨가 좀 뿌옇다..

봉수대가 개방이 되어있던데 들어가도 되는건지 들어가면 안되는건지를 모르겠다. 방송이 뭐라뭐라 나왔는데 귀담아 듣지 않았다. 봉수대 위에는 옛날 장군과 포졸 복장을 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기념사진 촬영해주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바로 옆 팔각정에 20~30명 모여 화이팅 포즈를 취하고 있는 사람들이 보였는데 자세히 보니 지하철노동조합 사람들이었다. 곧있어 파업을 한다고 하던데 그 전에 단합하기 위한 자리였나보다. 

지하철로 출퇴근하시는 분들 힘들겠네~.

 

봉수대 뒤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역시 올라오는 사람들 상당수가 외국인이었다.

봉수대 뒤로 내려가는 길

몇년전 야간에 내려갔었던 그 길이었다. 야경이 멋있었는데......

한양도성 유적지가 나와 잠시 관람 후에

안중근 의사 기념관과 백범 김구선생 광장을 지나갔다.

안중근 의사 기념관 지나가는 길에 산악회 회원으로 보이는 어르신들이 사진을 찍고 있었는데 생뚱맞게 왠 외국인 여자분이 그 무리 한 가운데에서 같이 사진을 찍고 있었다. 설마 같은 산악회 회원은 아니겠고 장난반 기념반으로 찍은 것 같다.

 

백범광장은 점심시간 무렵이이었고 평소에도 그렇게 드시는지 삼삼오오모여 도시락을 먹고 계시는 분들이 많았다.

좋은 문화인 것 같다. 잠깐이겠지만 운동도 하고 밥도 먹고 밥값도 조금이겠지만 아끼고.....

음식 냄새가 풍겨오니 안그래도 빈 속이 더 쓰라려졌다. 

바로 남대문 시장으로 걸어갔다. 걸어가면서 갈치찌개를 먹고 싶어 검색한 후 찾아 갔는데 1인분은 안판네....

어느 가게 주인분은 "1인분이요? 에휴~~"하며 한숨을 쉬길래 뒤도 돌아보지 않고 나왔다. 안판다고 하시면 되지 한숨까지 쉬시니 좀 그렇네...... 

좀 더 둘러보다 칼국수집으로 들어갔다. 남대문시장이 다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칼국수를 시키면 냉면에 보리밥이 같이 나온다.

앉자마자 음식이 나와서 좀 꺼림직했다. 걱정대로...미리 해 놓은 것 같다...냉면은 면이 불어 물컹하고 보리밥은 너무 짰고 칼국수도 면발이 질퍽해서 승질이 확 났다. 너무 배가 고파 다 먹긴 했다. 옆에 앉아 계신 분들이 여기가 맛집이고 평소에도 앉을 자리가 없다고 그러시던데 어딜봐서 맛집이냐고 되묻고 싶어졌다. 너무 비좁았는데 다른 손님을 묻지도 않고 내 바로 옆자리에 합석시켜서 황당했다. 시장이 좁아 그런건 익히 알고 있다. 하지만, 음식이 3가지가 나오다보니 식탁이 별로 여유가 없었는데도 같이 앉게 하니 짜증이 확~~...음식이 맛있었더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지만 그것도 아니어서 더 욱했다. 백범광장 내려오다가 어느 분이 햄버거를 드셨었는데 "아!! 햄버거 먹을걸~~"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들의 옛 향수를 자극할만한 음식이었나보다 생각하고 말아야지.(근데 솔직히 나도 옛날 사람축에 속하는데...ㅎ)

이번주말에는 입맛에 맞을만한 곳으로 골라봐야지. 맛난 음식에 잘 먹지 못하지만 막걸리 먹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