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해 막내 학교 여름방학이 유난히 길다.
너무 오랫동안 집에 있는 것이 마음에 걸려 강원도 여행을 계획했다.
나는 출장때문에 강원도 강릉에 있었고 막내는 내가 일정이 끝나는 금요일에 기차를 타고 오도록 하였다.
어리고 처음 혼자 길게 열차를 타야 하지만 와이프가 출발하는 역까지 가서 보내기 때문에 큰 무리가 없어 보였다.
그런데 목요일 밤에 와이프한테서 막내가 열이 많이 올라서 컨디션이 안좋다는 연락을 받았다.
와이프에게는 아이 상태보고 열 안잡히면 보내지 말라고 하였다.
와이프가 거의 밤 내내 아이를 케어해서 기어코 열을 잡았다. 대단해~~
와이프가 아이 열차 태워 보내면서 나에게는 강원도 도착하자마자 병원에 들러 진료를 꼭 받으라고 메시지를 주었다.
금요일 아이 도착하는 시각에 맞추어 강릉역에 도착했다.
열차가 도착하는 플랫폼까지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차단되어 있었다. 강릉역이 크지 않아서 아이가 나오는 것을 충분히 볼 수 있었지만 나도 처음 혼자 열차를 타고 오는 아이가 걱정이 되었기 때문에 플랫폼에 내려가 있을 작정이었다.
출구 앞에서 서성이며 기다리고 있는데 관리하시는 분이 오시길래 밑에 내려갈 수는 없는지 물어 보았다.
5분전에 오픈하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셨고 친절하게도 열차 플랫폼에서 몇 번 째 서 있어야 하는지까지 알려주셨다.
열차가 도착해서 아이가 내리는 것을 확인했다. 막내는 내리자마자 화장실로 직행했다. 열차에서 내리기 전 전화통화로 화장실 가고 싶다고 해서 기차 안에도 있다고 해 주었는데도 참았던 모양이다.
화장실 나오자마자 근처 병원을 찾아서 진료 받고 계획한데로 바다부채길로 향했다.
바다부채길 도착하기 전 배가 고프다고 해서 중간에 음식점으로 들어가 해물뚝배기와 전복죽을 먹었다.
배고프다는 막내는 많이 먹지 않았고...막내가 원래 잘 먹지 않아서 항상 식사시간에는 옥신각신한다...나만 배 빵빵하게 먹었다.
바다부채길 근처 주차장(정동매표소쪽)에 차를 주차하고 걷기 시작했다. 바로 보이는 썬크루즈호텔이 많이 커졌다.
썬크루주호텔 뒤쪽으로 가서 심곡항 근처에서 망치매운탕을 먹은적이 있었다. 무척 맛있었는데.
바다부채길은 표를 끊고 들어가야 했다.
탐방로가 바다위로 멋있게 조성되어 있다. 무엇보다 물이 너무 깨끗했고 적당히 불어오는 바람과 멋있게 서있는 바위를 보면서 걸었다. 천천히 걸으면서 아이 사진을 찍어주었다.
그런데 한 1킬로미터 정도 걸었을까 막내는 흥미를 잃었는지 너무 오래 걷는게 아니냐며 그만 돌아가자고 했다.
천천히 1시간 정도 걸으면 걸을 거리지만 막내가 어제 열났던 것도 감안해야 해서 그만 돌아왔다.
너무 아쉬워~~ 걸으면서 지루할 틈이 없었던 길이었는데...... 다음에 또 기회가 있겠지.
돌아오는 도중에 화창해던 날씨가 구름이 많이 끼고 곧 비가 올 것처럼 변했다.
다음으로 안목해변 카페로 향했는데 가는 도중 기어코 비가 오기 시작했다.
안목해변 카페거리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하슬라가베라로 들어갔다. 고풍스러운 곳이었는데 조용히 책 읽거나 조용히 담소 나누기 좋을 것 같은 분위기다. 커피와 아이가 마실 음료수, 초코 크로와상을 시켜먹었다.
카페를 나와 숙소로 가기 전 회를 떠서 들어갈 생각으로 강릉 중앙시장으로 차를 몰고 갔는데 시장 안쪽으로 들어가는 차가 많아 주차를 못하다가 하천에 있는 공영주차장으로 가서 주차를 했다. 공영주차장은 시장 가려면 좀 걷긴 하지만 주차하기 수월하다.
이때부터 비가 제법 오고 있어서 우산을 쓰고 중앙시장을 찾아갔다.
여기도 미리 인터넷 검색해서 찾아놓은 고고횟집으로 가서 광어와 전복 회세트를 시키고 오징어순대 파는 곳도 있어서 하나 사서 다시 주차장으로 가는데 이때부터 비가 앞이 잘 안보일정도로 세차게 내렸다.
숙소(스카이베이)에 도착했는데 배가 고프다. 앞이 안보일정도로 오는 비를 피하려고 움츠리고 걸어서 더 힘들었던 것 같다. 중앙시장에서 샀던 오징어순대를 먹었다. 한 두개 먹고 스카이베이 맨 위층에 있는 수영장에 가려고 했는데 다 먹었다. 오징어순대 살 때 서비스로 파김치를 같이 주셨는데 오징어순대에 파김치를 곁들여 먹으니 무척 맛있다.
다 먹고 조금 더 쉬고 난 후 수영하러 올라갔다. 호텔 안에 있는 수영장임에도 돈을 받는게 좀 불만이긴 하지만 물이 따뜻해서 수영을 즐기기 좋다. 이때부터는 잦아졌던 비가 무척 많이오고 바람도 세게 불었다. 바람이 세게 불어서 신고간 크록스 신발이 없어질 뻔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이 따뜻해서 한동안 아이와 물놀이를 즐겼다. 아이 컨디션이 불안불안했는데 활발하게 잘 놀고 중간중간 열 체크를 해도 정상이어서 한시름 놨다.
다시 호텔방으로 돌아와서 회를 먹었다. 맛있었는데 막내는 딱딱한 전복이 입맛에 안 맞았나보다. 이럴줄 알았으면 그냥 광어만 시킬 것을......전복이 들어가서 회 양이 살짝 적었다.
호텔 근처 편의점에 가서 주점부리를 샀다. 편의점 가는길도 순탄하지 않았다. 바람이 세게불어 우산을 꽉 잡아야 했었다..... 다음날 날씨가 안좋으면 뭘 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였다.
28일 아침에 일어나 전날 사 놓았던 컵라면으로 아침을 때웠다. 오징어순대 먹고 남은 파김치와 같이 먹었는데 감칠맛이 더해졌다.
호텔을 체크아웃하고 나서 날씨가 화창함을 확인하고 작년 겨울에 가봤던 하조대로 갔다.
그 때 군밤을 맛있게 먹었었는데 그 때와 똑같이 군밤을 팔고 계셔서 두 봉지 사서 먹었다. 한 봉지는 항상 양이 애매하게 모자르다. 하조대 전망대 근처를 산책하면서 시간을 보냈다.
또, 작년과 마찬가지로 방문했던 카페로 가서 커피와 음료수를 시켜 먹었다. 그 때는 겨울에 방문해서 실외 테라스에 있지를 못했는데 이번에는 실외에 앉아서 풍경을 즐기며 커피를 홀짝였다.
하조대 해변으로 가서 바닷물에 발을 담궜다. 막내는 수영복을 입고 바닷물에 들어가서 놀고 싶어했지만 바닷물이 많이 차가워서 허락하지 않았다.
속초쪽에 예약해 놓은 숙소로 가기 전 대포항에 들렀다. 간단하게 점심을 먹으려고 했는데 막내가 먹는 양이 적으니(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많이 먹지를 않는다.) 들어갈 만한 음식점을 고르기가 어려웠다. 어떻게 할 까 고민하다 간단하게 튀김거리로 가서 막내가 좋아하는 오징어순대와 떡뽂이를 사서 먹었다. 튀김거리는 좁은 골목에 여러 가게가 움집해 있어 지나가려면 힘들다. 여기저기서 이리로 오라고 열심히 부르셔서 지나가기가 민망하다. 좀 안해셨으면......
다시 차를 달려 숙소(체스터톤스 속초)에 도착했다.
로비에는 체크인하려는 사람이 몰려 있었다. 너무 오래 기다릴 것 같아 어플을 다운받아서 셀프체크인을 쉽게 했다.
그런데 방안에 들어가려고 어플을 통해 방문을 열려고 했는데 안열린다. 나 말고도 복도에는 방을 들어가지 못해 서 있는 사람이 여러명 되었다. 로비로 전화를 했지만 전화도 잘 안되었고 복도가 더워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간신히 카운터에 전화가 되었고 직원이 와서 열어주었다.
나는 바로 카운터로 가서 항의를 하고 카드키를 받아왔다.
체스터톤스 속초 호텔도 수영(무료)을 할 수 가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너무 많았다. 팔을 펼쳐서 물놀이할 수는 없어서 막내랑 물속에서 씨름을 했는데 재미있었나보다. 막내한테 이번 여행에서 뭐가 제일 재미있었냐고 물어보니 씨름한게 너무 재미있었다고 했다.
저녁밥은 생선구이를 먹으려고 숙소와 멀지 않은 곳 음식점을 찾아놨다. 차를 놓고 가려고 했다. 생선구이에 맥주 한잔 할 요량이었다. 그런데 아이 컨디션이 다운되었다. 또 열날까봐 걱정이 되어서 20여분 걸어가야 하는 생선구이집을 포기하고 숙소 뒤 음식점이 모여있는 곳 중 양꼬치집으로 들어가서 저녁을 해결했다.
저녁밥을 먹고나서 막내가 카운터로 가서 오락실이 있는지 물어보았다. 오락실은 없고 AV실이 있다고 안내를 해주었는데 그 방은 보드게임과 닌텐도 게임을 할 수 있었다. 보드게임과 닌텐도 게임을 재미있게 즐겼다. 사실 닌텐도 게임을 더 하고 싶었는데 뒤에 꼬마 두명이 기다리고 있어서 길게 하지는 못했다.
가족과 여행오면 가족들 모두 잠들었을때 나는 혼자서 TV보며 술 좀 마시고 늦게 잤었는데 이제는 그러지 못하겠다.
운전하느라 지치기도 했고 체력이 받쳐주지를 않는다. 막내와 같이 잠들었다.
여행 마지막날 아침도 컵라면으로 대충 끼니를 때우고 체크아웃하고 집으로 향했다.
이번에는 고속도로가 아닌 국도로 방향을 잡았다. 미시령 옛길로 갔는데 정상 부근에 차들이 여럿 주차되어 있었다.
나도 궁금해서 차를 적당한 곳에 주차하고 정상에서 경치를 감상했다. 속초시내와 저 멀리 바다가 보였는데 날씨가 흐리지만 않았더라면 훨씬 더 멋있을 것 같았다.
또 차를 달리다가 용대리 폭포가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고 있어 얼른 주차를 하고 폭포를 구경했다. 지금은 아니지만 강원도 여행을 할때면 매번 지나갔었는데 오랜만에 익숙한 경치를 봐서 반갑기도 하고 물이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것을 처음 본 것 같다. 그 동안 용대리 폭포는 물이 없거나 얼어있는 것만 본 것 같다.
주차장 주변으로 가을맞이 행사를 하고 있었다. 규모가 크지 않지만 시식도 해보고 쥐포와 아이가 좋아하는 젤리도 사고 옥수수를 사서 다시 차를 달렸다.
한참 차를 달리다가 38선 휴게소를 보고 또 차를 멈췄다. 38선 휴게소도 그렇게 많이 지나갔지만 들른적이 한 번인가 있었던 것 같다. 그것도 화장실때문에 들렀나보다. 이번에는 휴게소 안 카페로 가서 소양강 경치를 구경하면서 커피를 마셨다.
국도로 가면 길이 꼬불꼬불한 길을 많이 만나게 되어서 막내가 멀미로 힘들어 하는데(고속도로도 힘들어하긴 하지만......) 이번에는 자주 차를 멈추어서 휴식을 잠깐씩 한 덕인지 멀미를 안했다.
앞으로도 안했으면......
이후로는 잘 달리다가 으레 정체되는 곳을 만나 가다서다를 반복하다가 녹초가 될 무렵 집으로 돌아왔다.
강원도 둘레길을 제대로 걸어보지 못해서 서운...... 다음에 혼자서 기차표 예매해서 가 봐야지...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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