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 출발 예정이 금요일 밤 9시를 넘긴 시각이어서 금요일에는 휴가를 낼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목요일 밤에 어머니가 갑자기 아프시다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휴가를 냈다. 아침 일찍 병원으로 모셔가서 진료를 받고 누나가 당분간 모시고 있는다고 해서 모셔다 드리고 집으로 돌아온 시각이 오후 3시를 훌쩍 넘겼다. 그때까지 아무것도 먹지를 못해 배가 고파 음식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자주 가던 식당은 브레이크 타임이고 다른 한 곳은 폐업을 해서 안그래도 심란하고 진 빠졌는데 짜증까지 밀려와 해외여행에 대한 약간의 설레임마져 온데간데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래도, 아무것도 안먹고 움직이기는 너무 힘들 것 같아 눈에 들어온 햄버거 집에서 간단히 요기를 하였다.
와이프와 여행짐을 마져 챙기고 아이들 학교 돌아와서 오후4시30분정도 집에서 출발을 했다.
아이들은 모처럼 해외여행이어서 ....특히 막내는 3살인가 4살이었나 괌 여행을 한 적이 있지만 어려서 기억에 없다....들뜨고 신나 했지만 그것도 잠깐뿐 핸드폰 게임에 열중했다.
인천공항 도착해서 패키지 여행이라 여행사 들러 확인하고 환전한 다음 저녁밥을 먹으로 공항 안에 있는 중식집으로 들어갔다. 앉자마자 안내하는 점원이 음식 나오는데 20여분 정도 걸린다고 했지만 여유가 있어 주문해 먹었는데 무지 실망...고를 수 있는 음식 가지수도 별로 없었는데다가 맛도 별로고 주문한 음식이 짬뽕인데 집 근처 6,7천원 하는 짬봉에 비해 해물 같은 건더기가 별로 없어..... 한숨 내쉬고 대충 먹고 말았다.
출국장에 들어가기 전 비행기 안에서 먹을 물하고 음료수를 좀 샀는데 짐 검사하는 곳에서 바로 마시거나 버려야 한다고 하셨다. 그걸 다 마실수는 없고 결국 버렸다. 그렇게 검사하는 건 이해하는데 그렇게하고 안으로 들어가 면세품 사는 곳 마트에서는 음료수를 살 수 있다.....면세품쪽은 다 검증이 되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어야 하나...흠..
짐 검사하는 곳에서 하나 더 걸렸다. 아이들에게 가위하고 뾰족한 것은 가져오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건만 막내가 또 가위를 가져왔다. 예전 제주도갈 때 걸려 가위를 버리는 일이 있었다. 그때도 버렸는데 또 버리고 말았다. 확인하라고 그렇게 이야기 했는데...ㅎㅎ
면세점은 따로 살 거 없어 패스하고 바로 비행기 타는 곳으로 향했는데 저가 항공사라 배치가 멀리 되어 있어 지하철 같은 것도 타고나서도 한참을 걸었다.
비행기 타는 곳에 다다라 또 한참을 기다려 비행기를 탔다. 베트남에서 비행기 탈 때는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했지만 인천공항은 그렇지 않고 바로 통로와 연결되어 있어 그건 편했다.
비행기가 출발하고 늦은 밤 시간이라 자리에 앉아 잠을 청하려 했지만 이따금씩 흔들리는 비행기 때문에 긴장되어서 깨고 기체 흔들린다고 조심하라고 불 다켜서 깨고 자리가 불편해 허리와 엉덩이 아파서 이리뒤척 저리뒤척 하다보니 베트남 공항......
공항에는 현지 가이드가 마중을 나왔고 주차장에서 한국인 가이드를 만날 수 있었다. 베트남에서 외국인 가이드는 몇가지 제약이 있다고 한다. 베트남 문화유적지에 대한 가이드를 할 수 없고 공항에 못 들어가고 등등 베트남 사람의 고용 창출과 문화유적지에 대한 왜곡된 정보를 전달 못하도록 하는 목적이라고 들었다.
버스를 타고 호텔(골든베이)에 도착해 호텔안에 있는 편의점에서 맥주와 물을 사서 숙소로 올라간 다음 간단히 요기를 하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일정은 11시30분부터 시작되지만 호텔 조식에 사람이 많이 붐빈다고 와이프가 서두르는 바람에 6시 좀 넘어 일어나 멍한 상태로 식당으로 갔다. 호텔 조식뷔페야..뭐...비슷비슷해서...별 감흥은 없었고 한국인이 많다보니 김치등 한국사람 입맛에 맞는 음식들이 보였다.
모이라고 한 시간까지는 여유가 있어 루프탑 수영장에 가서 아이들과 신나게 수영하며 놀았다.
그러고도 시간이 남아 와이프는 아이들과 호텔내에 있는 네일아트 받으러 가고 나는 방안에서 빈둥빈둥 쉬고 있었는데 네일아트 예약이 꽉차서 가지 못한다고 호텔옆 카페가 있으니 그리로 오라고 연락을 받았다.
호텔 나가서 왼쪽으로 갔다가 없어 오른쪽으로 가보니 카페를 발견할 수 있어 안으로 들어가 막내가 먹다가 거의 남긴 망고주스를 먹었다. 맛있던데... 카페 가는 길목에는 여러 나라나 도시의 랜드마크를 축소해 놓은 공원이 있다. 카페 나올때 공원에 잠깐 둘러 구경했다. 크지가 않아서 잠깐만 둘러봐도 금방 본다.
시간이 되어 가이드와 만나서 차를 타고 미케비치 해변으로 가서 음료수 한잔을 했다. 아이들은 망고스무디를 먹고 나와 와이프는 코코넛커피를 마셨는데 꽤 맛있었다. 코코넛커피는 식감이 마치 마를 갈아서 만든 주스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해변 잠깐 둘러본 다음에 오행산으로 향했다.
졸려 차안에서 자려고 했는데 가이드가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끊임없이 해 주어 결국 차안에서 한 번도 못 잤다.
무슨 이야기인가 궁금했고 마이크 대고 이야기 해서 소리가 크기도 했다...
오행산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사찰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현지 가이드가 자유시간을 주었다. 사찰뒤로 동굴이 있었는데 처음에는 알지 못했다가 조그만 팻말과 사람이 들어가는 것을 보고 알았다. 동굴 안은 여러 부처상과 기도를 할 수 있는 곳이 여럿 있다. 10~20여분 정도 둘러보고 오행산을 내려갔다.
오행산은 다섯개의 봉우리가 있는데 그 중 한 곳만 개방한다고 설명을 들었다.
그런데 오행상 엘리베이터 타기 전 커다란 동굴로 들어가는 곳이 있어 내려올때는 그리로 연결될 줄 알았다. 그런데, 그냥 지나쳐 가이드에게 그 동굴이 뭔지 물어볼려고 했는데 까먹었다. 나중 인터넷에서 암푸동굴이라는 것을 알았고 거기 입장료가 더 비싸다는 것을 알았다..... 에잇..설명이라도 해 줄 것이지....
다음은 일정은 배구니배를 타는 일정이었는데 가이드가 차안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 주며 코스 따라가다 마지막에는 현지인들이 어설프게 신나는 노래를 부를터이니 호흥을 많이 해달라고 했다. 그 때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잘 몰랐는데...ㅎㅎ
바구니배를 타고 가면서 색다른 경치를 감상할 수 있어 좋았다. 그렇게 잔잔하게 경치를 감상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곧 있어 배를 모는 현지인들이 서로서로 힘을 내자는 의미인지 크게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대한민국 ~~짝짝짝짝"...이렇게 하기도 하고 "꼬~" 하기도 하고 배를 가까이 대서 일부러 살짝 부딪치기도 했다.
좀 더 배를 몰고 가더니 여러 배들이 둥그렇게 모이고 가운데에서 배를 빠르게 회전시키는 묘기를 하셨다.
TV에서 몇 번 보긴 했지만 빠르게 회전하는 와중에도 몸의 균형을 잘 잡는 모습에 절로 박수가 나왔다.
우리가 타고 있던 배도 빠르게 돌거냐고 물어봤다. 같이 타고 있는 막내한테 돌아도 되는지 물어보았는데 의외로 오케이를 했다. 일정 시작하기 전부터 속이 안좋아 멀미기가 있어 싫다고 할 줄 알았다.
그런데...묘기보이는 것처럼은 아니지만 빠르게 배를 회전시키고 나서부터 막내 얼굴빛이 더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그 다음코스는 강 한가운데에 여러곳에 큰 스피커가 있는 배가 고정되어 있고 마이크를 든 아저씨가 한국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있었다. 헛 웃음이 나왔다. 한국 문화가 이상하게 전해 졌는지... 마치 옛날 관광버스에서 신나게 춤추고 노래 부르던 광경이 연상되었다. 다른 관광팀들은 흥이 나셨는지 신나게 같이 춤추며 노셨는데 우리팀은 다들 점잖은 사람들만 있어 쭈삣쭈삣 박수만 치고 있었다.
그러다가 막내 표정이 안좋아서 와이프가 먼저 배를 돌려달라고 요청했는데 그게 돌아가자는 신호로 받아들였는지 우리팀은 모두 배를 돌렸다. 그래도 그냥 돌아가지는 않고 강 곳곳에 습지처럼 있는데 가까이 다가가면 수많은 게들이 움직이는 걸 볼수 있었다. 그리고, 배를 모시는 분이 낚시바늘을 드리워서 게를 낚는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아이들이 무척 신기해하고 재미있어했다.
배타는체험을 타고 나서 차를 탔는데 도시락 같은 것을 한 명씩 나누어주었다. 간단하게 요기를 하나 싶었는데 망고다. 막내는 이번 여행에서 망고 아니었으면 쫄쫄 굶을 뻔 했다. 아무래도 아이다 보니 컨디션 조절하기가 어려웠을텐데 망고를 먹으면 많이 좋아졌다. 막내도 차안에서 망고를 먹고나서 다시 생생해졌다.
같은 팀 노년부부가 막내를 많이 귀여워하셨는데 막내가 다시 신나해 하는 모습을 보시고는 흐믓하게 "공주 다시 살아났네~" 하셔서 감사했다.
다음은 도자기 마을. 여기서부터 호이안 여행이 시작 되었나보다. 도자기 마을은 별거 없고 마을 지나가면서 구경하고 한 도자기 공방에서 자기자신의 띠를 이야기하면 띠에 맞는 조그마한 도자기로 빚은 12간지를 주셨다. 기념품 받고 나서 비가 오기 시작해서 여행사에서 나누어준 우비를 입었는데 무척 덥고 습해 많이 답답했다.
다음 코스는 배를 타고 이동하는 투본강 투어. 막내가 걱정되었지만 배가 커서 많이 흔들리지 않아 다행이었다.
그 다음은...씨클로를 타고 호이안 올드타운을 둘러보는 코스. 씨클로가 뭔가 했는데 자전거를 타는 체험이었다. 그런데 나는 누군가 힘들게 땀 뻘뻘 흘리며 태워주는 그런 코스는 좀 불편하다. 나이 지긋하신 분이 아무리 자전거 타는 것에 프로라고 해도 얼마나 힘들겠나...바구니배 탔을때에도 진심으로 즐겼으면 모르겠지만 하루종일 목청껏 노래부르는 모습이 그렇게 즐겁지는 않았다. 정말 짜증나고 싫었던 기억은 오래전에 제주도 갔었을때 해녀 할머니들께서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이었는데 불쾌할 정도였다. 할머니들을 정식 공연장도 아니고 바닷가 한 켠에 사람들앞에 마치 동물원의 동물 보듯이 세워놓고 노래 부르게 한 것이 너무 싫었다.
자전거 타고 올드타운이란곳을 둘러보긴 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부딪칠까봐 여러번 아슬아슬 했다.
부자집이라는 턴키의 집과 호이안에서 제일 오래된 집이라는 풍흥의 집을 잇따라 방문했는데 그다지 감흥은 없었다.
참, 광조회관이란 곳도 들렀는데 여기에는 특히 중국인들이 많이 붐볐다. 이 곳에는 관우를 모시는 사당이 있어 그럴만 하다. 광조회관 뒷 마당에 벽에 벽화라고 해야 하나 조각화라고 해야 할지.....암튼 그림이 있는데 발이 튀어 나와있고 관우 발을 잡고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고 해서 많은 사람들이 줄서서 발을 만졌다. 당연히 우리도 만졌다...ㅎㅎ
저녁을 먹기 전이었던 것 같은데....투어 마지막 일정으로 호이안 야경투어를 했다. 조그마한 배를 타고 소원등을 강에 띄우는 체험이었는데 여기도....뭐.....소원등이 잔잔하게 잘 흘러가는 경우가 별로 없어서 ㅎㅎ...저 쓰레기들을 잘 치우기는 하는지 궁금해졌다. 젊은 관광객들은 서로 사진 찍어주며 아주 함박 웃음 지으며 다니던데....그 때면 뭐든 즐거울 나이이려니 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이런 생각을 하는 나도 이제 나이가 제법 먹었구나 하는 생각에 씁쓸해졌다.
저녁밥 장소도 사람이 너무 많아 정신없이 먹었나보다. 다행인건 막내가 튀긴스프링롤을 잘 먹어서 기본으로 나온 것 이외에 하나 더 시켜서 먹였다.
저녁 먹고 난 후 시장을 둘러보면서 쇼핑을 했다. 막내와 큰애는 친구들 줄 거북이줄자와 반지 등등을 샀는데 가이드 조언대로 처음 가격 듣고 뒤돌아 휙 가버리면 다급히 잡고 깍은 가격을 제시를 했다. 쇼핑을 좋아하는 분들은 그렇게 옥신각신 하며 흥정하는게 소소한 재미이겠지만 나같은 부류는 그냥 정찰제가 더 좋다. 귀찮아...ㅎㅎㅎ
쇼핑 마치고 가이드가 준비해 준 사탕수수 음료수를 마셨다. 맛있긴 한데 청량감이 덜해서 그런지 아이들은 좋아하지 않았다.
숙소 돌아오기 전 마트에 들를 기회가 있어 저녁에 먹을 간식거리를 샀다.
거기서 망고를 잘라 팩으로 팔고 있었는데 가격이 싸서 와이프가 세팩이나 샀다.
숙소에서 망고와 맥주를 마시면서 하루를 마쳤다.
정말 정신없는 하루였다.
패키지 여행이 누가 짜 준 코스대로 움직이면 되긴해서 그건 편하긴 하지만 좀 힘들다 싶으면 건너뛰는 그런게 없어 벅찰때도 있다. 특히, 아이들이 있는 경우 아이들 컨디션이 오락가락 하기 때문에 패키지 여행 일정대로 움직이는게 아이들한테 괜찮을지 잘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막내 말고도 다른집 아이가 갑자기 컨디션이 안좋아져서 걱정을 사기도 했기 때문이다.
우당탕탕 지나간 베트남 1,2일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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