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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곳저곳

2025.02.28 - 철원한탄강물윗길

by leejacks 2025. 3. 2.

왠만하면 둘레길 갈 때 버스나 지하철을 타려고 한다. 오랫동안 걷고 나서 힘 빠진 상태에서 운전하기 힘든 이유가 있긴 하지만 차가 막힌 길 위에서 가다서다를 반복하는게 너무 싫다. 그래서 네이버 지도로 물윗길로 가는 교통편을 알아봤는데 편도만 3시간이 넘어가서 결국 차를 끌고 갔다. 차를 끌고 도로에 올라서자마자 예상대로 너무 막혀서 집으로 돌아갈까말까 수십번을 갈등하다가 3월 지나면 10월까지 갈 수 없기 때문에 참고 운전을 했다.

1시간 30~40여분만에 순담계곡 주차장에 도착했다. 점심때가 다가오고 있고 아침밥도 안먹고 집에서 출발해서 배가 고파 주차장 한 쪽에 있는 푸드트럭에서 샌드위치를 사먹었다. 달달한 샌드위치에 따뜻한 어묵국물로 속을 달랬다.

 

물윗길 매표소는 순담계곡 주차장에 바로 보이는 잔도길 매표소를 지나쳐 계단으로 내려가면 별도로 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성인은 만원..5천원은 철원사랑상품권을 준다.) 바로 이어지는 물윗길을 걸었다.

물윗길도 가슴을 설레게 하고 위로 올려보면 잔도길이 웅장하게 되어 있다.

잔도길은 가을에 가볼 생각이다.

잔도길 매표소를 지나쳐 아래쪽으로 물윗길로 가는 매표소가 있다.
사진상으로 안보이는데 오른쪽에 매표소가 있고 바로 물윗길이 이어진다.
주상절리길(잔도길)..가을에 가봐야지

걸을때마다 출렁출렁 거리는 물윗길을 걸었다. 재미있기도 했지만 몸이 이리저리 흔들려서 다 걷고 난 후에는 평지를 걷는 것 보다 더 피곤함을 느꼈다.

무의도 하나개 해수욕장에 이어진 해상탐방로도 바다위를 걷는 느낌이 좋다. 차이점은 무의도는 바다라서 우렁차고 장엄하다면 물윗길은 잔잔하고 평화로운 느낌을 주었다.

물윗길 양 옆으로 다양한 바위 모양을 구경하느라 계속 두리번두리번 거렸다.

날씨가 흐렸지만 춥지는 않아서 덜덜 떨지는 않고 걸었다. 

 

물윗길이라 계속 물 위에 나 있는 길을 가는 것이 아니라 뭍을 왔다갔다 하면서 걸었다. 뭍은 돌이 많은 편이어서 발이 접질르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주변 길에 자갈이 많아서 돌탑이 꽤 많이 보인다.

나도 덩달아 돌 하나를 올려놨다.

고석정 위로 올라가는 길이 있는데 중간 정자까지만 올라가고 내려왔다.

조금 조심해서 올라가야 하는 바위위에서 한탄강 폭이 좁아 물 흐르는 소리가 비교적 우렁차게 울리는 물소리를 들었다. 바위를 내려와서 조금 걸으면 오래된 다리(승일교)가 보였다. 바로 앞은 현대식 다리가 있었다. 승일교는 문화재에 등록되어서 관리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바로 보이는 바위 밑 강폭이 좁아 물소리가 다른 곳에 비해 크게 들린다.
승일교

승일교를 지나서 얼마 지나지 않아 강 건너편 산 전체가 폭포가 언 것처럼 새하얀 얼음으로 뒤덮혀 있어 신비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폭포는 아닌 것 같은데 무었때문에 그렇게 얼어 있는지 안내 표지판이 없어서 궁금하다. 

한탄강에도 오리들이 여러마리 있다. 한가로이 헤엄쳐 다니다가 얼음위로 걸어가던 오리가 미끄러져 뒤뚱거리는 모습이 귀엽다.

뭍길과 물윗길이 계속 반복된다. 

뭍으로 가다가 마당바위라고 불리는 넓게 펼쳐진 바위가 보였다. 따뜻한 초여름에 돗자리 가져와 펼쳐놓고 앉아쉬면 딱 좋게 생겼다.

넓게 펼쳐진 마당바

다시 나온 물윗길을 가다가 아찔하게 생긴 다리가 보았다. 나눠준 팜플렛을 보고 은하수교와 햇불전망대임을 알았다. 은하수교 아래  물윗길에 갈림길이 있었다. 은하수교로 올라갈 수 있는 곳과 원래 길로 이어가는 것인데 은하수교는 다음 번 잔도길을 갈 때 가기로 마음먹고 그대로 길을 이어갔다.

밑에서 보는데도 아찔해 보인다. 다리는 후둘거리겠지만 가봐야지.

은하수교로 올라가는 곳을 지나치면 사각기둥처럼 생긴 돌들이 겹겹히 쌓인 주상절리가 보였다. 주상절리는 언제봐도 SF에서나 나올법한 묘한 힘을 가지고 있을 것처럼 느껴진다.

송대소

송대소를 지나 좀 더 걸으면 태봉대교가 보인다. 태봉대교가 보이면 물윗길이 거의 끝난다.

태봉대교

태봉대교로 연결된 주차장을 지나면 직탕폭포로 가는 길이 있는데 잘 못찾겠고 몸이 지치기도 해서 마침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택시를 잡아타고 순담계곡 주차장으로 돌아왔다.

정말 정말 오랜만에 택시를 탔는데 비싸네. 15분정도 탄 것 같은데 만오천정도 지불했다.

 

내 차로 돌아가서 집으로 운전을 시작했다. 기갑부대 훈련이 있었던 날인지 탱크가 줄지어 지나가고 있었다.

배가 너무 고파 차 속도를 약간 줄이며 어느 음식점으로 가야하나 길가에 바로 보이는 음식점을 물색하다가 칼국수집(윤칼국수집)으로 들어갔다. 주차장도 넓고 점심시간이 지난 후라 어렵지 않게 차를 주차하고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주인분은 메뉴판의 몇번 빼놓고 다 된다고 하셨는데 정작 메뉴판에는 2인분 이상만 된다고 적혀 있어서 먹어도 되는지 여쭈어 보았다. 당연히 1인분 된다고 하셔서 조금 더 고심하다 계절 메뉴인 굴매생이 칼제비를 주문했다. 

조금 기다려 메뉴가 나오고 식탁에서 좀 더 칼제비를 끌이고 난 후에 뜨거운 칼제비를 후루룩 맛있게 먹었다.

다음번 잔도길을 가게되면 또 방문해서 다른 메뉴를 시켜서 먹어봐야지.

 

돌아오는 길은 갈 때보다 막히지는 않았는데 눈꺼풀이 무겁다. 졸음운전하지 않으려고 허벅지 때리고 바람쐬어 가면서 운전을 했다. 너무 힘들어 마지막 휴게소를 들르려고 하는데 네비는 그 전에 빠지게 되어 있어서 쉬지도 못하고 집까지 정말 사력을 다해 운전했다. 

 

정말 왠만하면 둘레길 갈 때 차 가져가지 말아야지. 

 

슬슬 날이 따뜻해진다. 더 활발하게 다녀야지. 워치 운동 시작 버튼을 누르지 않아서 정확하지 않지만 8km정도 걸었고 2시간 30분정도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