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자다깨다를 반복하다가 깊게 잠들려고 할 무렵 남태령역에 도착했다.
하차하고 나서 역을 나서기 위해 에스컬레이터를 탔다. 그런데 에스커레이터가 무섭다. 경사도도 있고 길어서 묘하게 무섭다. 지하철을 나서자마자 군부대가 보였다. 가는길 바로 왼쪽으로는 절이 있었는데 부처상이 매번 보던 부처가 아니다.
미륵화신 포대화상이라고 되어있는데 불룩한 배와 웃는 얼굴이 인심 후하게 느껴진다.
삼남길1코스 시작하는 곳이 남태령역과는 거리가 좀 있다.
남태평 표지석을 지나서 왼쪽으로 잠깐 숲속길이 이어진다.
그러다가 마을이 나오는데 커다란 개 한마리가 목줄이 없는채로 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어서 살짝 겁을 먹고 걸었다.
그 개를 지나쳐려는 순간 바로 옆에서 조금 작은 강아지가 나를 향해 맹렬히 짖어대서 화들짝 놀랐다.
큰 개도 같이 짖어댈까봐 경계했는데 큰 개는 점잖게 나를 쳐다볼 뿐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개 목줄을 좀 채워놓지.
마을을 지나쳐서 큰 길로 나왔다. 길 정비를 하느라 여기저기 공사를 하고 있었다.
큰 길 건너편으로 건너 GS25 편의점을 지나 주욱 올라갔다. 네이버지도를 보면서 올라가다가 특이한 집을 보았다.
되게 얇은 집이었다. 집 안에서 두 사람이 마주치면 게걸음으로 지나가야할 것 같다.
그 집을 지나쳐 계곡이 보였고 이윽고 조그맣고 낡은 초소가 보였다.
처음에는 초소 오른편으로 길인줄 알았는데 네이버 지도로 확인하였을때 다른 방향이었다.
그래서 다시 내려와서 초소 왼쪽 계곡으로 가는길이 있는지 확인하였지만 길이 보이지 않는다.
계곡 아래로 내려가 계곡물이 많지가 않아 반대편으로 가보았지만 개인사유지 접근불가 표지가 있었다. 계곡물이 불어나서 길이 쓸려 없어진 것 같아서 우회로가 있을까 초소 주변을 살펴 보았지만 삼남길 방향(계곡 방향)을 알려주는 화살표가 조그맣게 있을 뿐이었다. 한 참을 고민하다 계곡을 건너지 않고 위쪽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면 갈수록 신기하게 네이버지도와 방향이 맞았다. 그렇게 올라가고 나서야 숲길이 나왔다. 길도 희미하게 보여서 핸드폰을 연신 보면서 걸었다.
숲길은 험하지 않아서 힘들이지 않고 통과했다. 그렇지만 비 많이 오는 여름에는 못 갈 가능성이 많을 것 같다.
숲길을 지나 도로를 따라 걷다가 큰 종탑이 인상적인 성당이 보였고 바로 아래왼쪽편에 스타벅스가 있었다.
성당과 스벅이 같이 있는게 이상할게 없지만 묘하게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가면서 다양한 집들을 볼 수가 있었다. 낡은 집도 여럿보였다. 그런데 사람으로 치면 곱게 늙은 느낌(?)..버릇없는 말이지만 느낌이 그렇다. 어느집은 드라마에 나온 집도 있었다.
좀 걷다가 온온사가 나왔다. 온온사로 들어섰는데 이번엔 고양이가 후다닥 움직여서 깜짝놀랐다. 그 고양이도 처
음에 보았던 개처럼 나를 빤히 쳐다봤다. 오늘 동물들한테 관찰당하는 날이었나보다.
온온사를 둘러보고 계속 걸었다.
이 곳이 관악산과 연결되어 있어서 산으로 올라가는 등산로도 있다. 등산로 초입에 과천향교가 보았다.
과천향교부터는 계속 주택 단지가 이어진다.
과천외고 주변으로는 고급 아파트가 보였다. 그리고 지나는 길에 가로수가 잘 되어 있다. 가을 단풍이 지면 예쁘게 보일 것 같다.
그 다음부터 시내를 지나갔다. 날이 따뜻해서 등산하려고 움직이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과천정부청사를 지나 가자우물을 지나쳤다. 가자우물은 터만 있는것 같고 물은 나오지 않았다.
가자우물 이후로는 공사하는 곳이 많았다. 아파트를 짓는 곳이 보였고 하천을 정비하는 공사도 진행하고 있었다.
아파트 단지와 주택가를 보는 재미는 있었지만 점점 발이 아프고 힘들고 지쳐갔다.
인덕원역에 도착해서 고민했다. 출발하기 전까지만해도 2코스도 같이 걸을 생각이었다. 2코스는 30~40분 걸으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주변 경치가 임팩트 있지가 않다. 그래서 2코스 처음 출발하는 곳까지 가서 길을 보고 바로 포기했다.
하천따라 걷기는 하지만 또 아스팔트길을 가는건 사양. 다음번에 2,3코스를 걸어야지.
인덕원주변 음식점에 오픈 한 곳을 찾았다. 10시 조금 넘었기 때문에 음식점 대부분이 안열었다.
오픈 한 곳 중 뼈해장국집에서 밥을 먹었다. 배가 고파서 맛있게 먹기는 했지만 고기가 좀 퍽퍽하다. 우거지도 좀 더 있었으면 좋았겠는데..... 그런 불평 치고는 맛있게 먹었다.
이번 코스는 과천 살기 좋은곳...정비 잘 되어 있는 곳으로 기억에 남는다.
다음번에는 물소리길을 마져 가 볼까. 고민해봐야겠다.
11km 걸었고 2시간 30분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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